4조 시장 잡아라…식품 업계, 건강관리 식품에 ‘주목’
단백질·저당·케어푸드 성장세
곡물과 음료 넘어 조미료까지
올해 시장 규모 4조 이상 추산
맛과 성분 잡는 기술력 ‘승부수’
건강관리 식품 시장이 매서운 성장세를 보이면서 식품 업계의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단백질과 저당, 케어푸드로 대변되는 이른바 ‘건강관리 식품’ 시장이 매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열풍이 일시적인 트렌드를 넘어 하나의 식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식품 업계의 시장 선점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양상이다.
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조 8240억 원 규모였던 국내 저당·단백질 식품·케어푸드 시장은 지난해 3조 7420억 원으로 성장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저당 식품은 3010억 원에서 4120억 원으로, 단백질 식품은 4000억 원에서 6850억 원으로 증가했다. 케어푸드 시장 역시 1조 1230억 원에서 2조 6450억 원으로 확대됐다. 올해는 작년보다 17% 증가한 4조 379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식품 기업들은 특정 영양 성분을 강화하거나 당 함량을 획기적으로 낮춘 ‘기능성 라인업’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케어푸드 브랜드인 ‘그리팅’을 강화한다. 올 상반기에는 저칼로리 식단과 고혈압식단, 당뇨식단 등 체중과 영양 균형을 고려한 케어푸드 식단 13종을 새롭게 선보인다. 현대그린푸드에 따르면 이 회사 당뇨·고혈압 식단 매출은 올해 1~3월 전년 대비 16% 성장했다.
CJ 제일제당 제공
CJ제일제당은 기존 제품인 ‘햇반’을 다양한 형태로 선보이고 있다. 특히 다양한 혼합 곡물의 배합으로 식사량을 조절한 ‘햇반 라이스플랜’ 시리즈가 인기다. 이 시리즈의 ‘햇반 파로 통곡물밥’은 지난 2024년 11월 출시된 이후 누적 판매량 700만개를 돌파했다. ‘소용량 잡곡밥’의 경우에는 햇반 잡곡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023년 7%에서 지난해 27%로 약 4배 증가했다. 흰밥도 소용량 햇반 ‘햇반 작은공기 130g’ 매출이 같은 기간 26% 늘어나면서 성장세를 보였다.
대상 청정원도 성과를 내고 있다. 저당 곡물 식단 ‘그레인보우’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93% 증가했다.
유업업계도 웰니스 제품군을 늘려나가고 있다. 성인용 고단백 라인업을 강화해 혈당 관리, 근감소증 예방 목적의 제품군을 보강 중이다. 매일유업은 성인 영양설계 전문 브랜드 ‘셀렉스’ 단백질 음료를 강화하고 ‘프로틴 치즈’와 같은 고단백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매일유업 단백질 강화 치즈. 매일유업 제공
그동안 식단 관리의 사각지대였던 소스류의 변신도 눈에 띈다. 대상 청정원은 당 함량을 낮춘 저당 마요네즈와 케첩, 스위트칠리 소스, 고추장 등을 선보여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혔다. SPC삼립의 웰니스 브랜드 ‘피그인더가든’ 역시 저당 제품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알룰로스를 활용해 당 수치를 낮춘 ‘저당 토마토케첩’과 ‘저당 머스타드’를 포함해 소스 및 드레싱류 12종을 출시해 당 섭취를 줄일 수 있도록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건강관리 식품이 주식에서 조미료, 간식, 맞춤형 서비스로 확장되면서 시장의 파이가 급격히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건강을 위해 맛을 포기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정교한 데이터와 성분 레시피가 시장 점유율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 건강관리 식품 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일상식의 기능성 전환’이다”며 “밥과 반찬은 물론 필수 조미료까지 건강한 대안재로 교체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기업들의 신제품 출시 주기도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봤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