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개통 하세월 부전~마산 복선전철 시공 오류까지 확인
철도 선로, 설계도와 다르게 설치
안전 확보 위해 철저한 재시공을
개통이 지연되고 있는 부전~마산 복선전철 공사와 관련해 정부가 사고조사위원회를 운영하기로 했다. 2020년 붕괴 사고가 발생했던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 인근 공사 현장. 부산일보DB
개통이 한없이 지연되고 있는 부전~마산 복선전철 건설공사 구간에서 철도 선로(궤도)가 설계도와 다르게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5공구 일부 구간에서 궤도 위에 설치되는 레일이 설계에서 정한 위치와 다르게 시공됐다는 것이다. 철도 레일 높이 위치 오차는 통상 3㎜까지는 허용되지만, 최대 82㎜까지 위치 오차가 발생했다. 궤도가 잘못된 곳은 한화가 시공한 5공구 구간이 많으며 길이는 4~5km에 이른다. 5공구는 사업 종점인 진례신호소 쪽이다. 지하 피난갱 붕괴 사고로 인해 개통이 6년 이상 늦어진 부전~마산 복선전철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공 오류까지 발견됐다니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시공 오류는 사업 시행자인 스마트레일과 SK에코플랜트, 감리단 케이알티씨가 궤도 시공 상태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현재 부전~마산 복선전철은 5개 공구로 구성돼 있다. 1·2공구는 SK에코플랜트, 3·4공구는 삼성물산, 5공구는 한화가 각각 시공 중이다. 궤도 공사는 전 구간을 SK에코플랜트가 시공했다. 궤도는 2020년 시공됐는데 국토교통부는 지난주에야 시공 오류 사실을 보고 받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국가철도공단은 같은 해 발생한 지하 피난갱 붕괴 사고를 복구하는데 정신이 쏠려 궤도 시공을 검증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렇다고 해도 6년 동안 궤도 시공을 제대로 확인조차 하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힘든 처사다.
궤도 시공 오류를 발견하지 못하고 복선전철 개통을 그대로 진행했다고 한다면 정말 아찔한 일이다. 곡선구간의 경우, 레일 오차가 발생하면 열차 흔들림이 심해질 수 있다. 만에 하나 궤도 이탈(탈선)까지 발생한다면 승객 안전 위협은 물론,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5일 직접 현장을 찾아 궤도 시공 상태를 확인했다. 국토부는 5공구 외 다른 구간에도 잘못 시공된 부분이 있는 것으로 파악돼 전체적으로 궤도 검측을 다시 할 예정이라고 한다. 열차 운행과 승객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궤도에 대한 철저한 재시공이 이뤄져야 한다.
부전~마산 복선전철은 부산·경남 행정통합 추진, 부울경 초광역 경제권 구축, 해양수도 완성을 위한 핵심 인프라다. 부전역과 창원 마산역 사이 32.7㎞ 구간이 완전히 개통되면 양 지역 간 이동시간이 기존 1시간 33분에서 38분으로 단축된다. 하지만 2020년 3월 발생한 낙동강 하저터널 붕괴 이후 피난터널 연결 통로 설치 문제로 공정률 99%에 멈춰 있다. 복구공사가 늦어지는 상황에서 궤도 재시공이란 추가 변수까지 발생하면서 언제 개통할지 알 수 없게 됐다. 제대로 된 광역철도망 하나 없이 지역민들은 또다시 희망고문에 시달려야 한다. 정부는 궤도 재시공과 터널 붕괴 복구공사를 최대한 서둘러 조속한 개통의 의지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