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지분으로 기업 전체 지배하는 재벌 경영 ‘견제 장치’ [손바닥 경제]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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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인 제도

쿠팡의 동일인으로 지정된 김범석 쿠팡 Inc 의장. 쿠팡 제공 쿠팡의 동일인으로 지정된 김범석 쿠팡 Inc 의장. 쿠팡 제공

지난 4월 29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의 동일인(총수)으로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지정했다. 총수 지정을 둘러싼 공정위와 쿠팡의 공방은 여전하다. 쿠팡은 동일인 변경 지정 처분 취소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도 신청했다. 법원은 7월 15일까지 김 의장을 총수로 지정한 공정위 결정을 직권 정지했다.

공정위도 쉽게 물러설 뜻이 없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쿠팡이 총수 일가가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서약서에 썼는데, 그와 위반되는 사실이 발견됐다”며 처분 배경을 설명했다. 주 위원장은 허위 사실이 입증될 경우 김 의장의 형사 고발 가능성도 내비친 상황이다.

동일인은 공정거래법 상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개인이나 법인이다. 그 의미도 여러 기업을 지배하는 자가 ‘같은 사람(same person)’이라는 뜻이다. 개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되면 친인척이 지배하는 기업까지 모두 계열사에 포함된다. 또 공시 의무를 강화해 내부거래 등 총수일가 사익편취를 규제한다.1987년 시작한 동일인 제도는 대한민국에만 있는 독특한 제도다. 과거 문어발식 확장과 순환출자 등 소수 지분으로 기업집단 전체를 지배하는 재벌의 전근대적 경영을 견제하기 위함이다.

제도 도입 40년 가까이 지나자 상황이 바뀌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기업 매출의 대부분은 해외에서 발생하고, 글로벌 투자와 전문경영인 체제가 자리잡은 상황에서 총수 개인의 지배력을 ‘자로 잰 듯’ 판단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반면 대기업의 가족 경영이 여전하고, 디지털 플랫폼 경제에 시장 지배력과 경제력 집중에 대한 견제가 더 필요하다는 반론도 있다. 제도가 수명을 다 했는지, 새로운 시대에 맞게 손질이 필요한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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