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박완수 도정 2기에 거는 기대와 우려

이재희 기자 jaehee@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경남대도약 기치로 도민 선택받아
복지 민생 경제 공약 전면 내세워
'행정의 달인'에 기대치 한껏 높아
부울경 행정통합 등 난제 풀어야

선거가 끝났다. ‘경남대도약’을 내건 박완수 경남지사가 ‘경남대전환’을 내세운 상대 후보를 이기고 귀환했다. 이제 경남도정은 지난 4년의 기반을 바탕으로 도정 9기 출항을 앞두고 있다.

양측의 깃발은 다른 것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여야 후보 누가 당선됐더라도 지난 4년의 기반을 무시하거나 버릴 수는 없다. 이것은 도정의 연속성 때문이다. 박 지사는 '대도약'을 내걸었지만, 대도약은 '대전환'을 내포하고 있다.

박 지사는 선거 결과가 발표된 지난 4일 도청에서 주요 간부들과 티타임을 갖고 두 가지를 강조했다. 건전 재정 기반의 민생 행정이 그 첫째다. 미래 신산업 육성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행정혁신도 강조됐다. 박 지사는 고물가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힘든 서민과 취약계층을 위한 민생 안정 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 달라고 간부 공무원에게 주문했다.

박 지사의 ‘애민 정책’으로 맛난 불고기를 먹을 수 있었다. 밀양 시골에 있는 어머니는 박 지사가 8기 임기 막판에 지급을 결정한 ‘도민 생활지원금’과 정부의 고유가지원금을 합해 무려 25만 원이나 갖고 있었다. 어머니의 ‘턱’으로 염치없는 아들은 고기를 구웠다.

계산서가 두 자릿수 금액을 기록하자 식당 사장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었다. 생활지원금의 선순환 효과는 분명했다. 박 지사가 선거 직전 이른바 ‘표’를 노리고 이런 정책을 펴지는 않았을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생활지원금 지급 결정의 파급력은 경남 전체를 들썩이게 했다. 어쩌면 그것은 8기 도정의 성과 덕분이었다. 박 지사의 건전 재정이 도의 곳간을 채웠고, 그 여유로움으로 차입 없이 2800억 원이 넘는 쓰임을 있게 했다. 그리고, 박 지사는 이제 다시 9기 도정을 책임지게 됐다.

그의 1호 공약이 ‘행복UP’으로 명명한 5대 복지 공약이다. 우선 도민 멤버십 카드 도입이다. 모바일 앱을 통해 18세 이상의 도민이 카드를 발급받아 교통, 문화, 의료 등 소비에서 할인과 포인트 적립 등이 가능하다. 4050세대를 위한 전용 복지포인트와 장애인 이동권 보장 확대 등 복지, 도민연금의 강화 등이다. 여기에 이 계획을 뒷받침하는 도민행복기금 조성까지 해서 5대 복지 공약이다.

민생과 권역별 경제 공약도 중요하게 발표했다. 골목상권 활성화 등 내수 경기 진작 시책과 광역버스(G버스) 도입 등 광역 교통망 확충, 피지컬 인공지능(AI), 우주항공복합도시 조성, 남해안권 발전 위한 특별법 제정 등도 박 지사의 도정 9기 주요 과제이다.

공무원부터 통합 창원시장, 국회의원, 공기업 사장을 역임하고 도지사직을 무난하게 수행하는 박 지사를 흔히 ‘행정의 달인’이라고 부른다. 공직사회에서 잔뼈를 굵힌 박 지사의 관록을 모두가 인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달인에게 나름의 한계가 있다면 그 중 하나는 집권 여당과 당적이 다른 것을 꼽을 수 있다.

박 지사는 사실 행정 전문가답게 야당의 고유 정치색을 극명하게 드러내지는 않았다. 어떻게 보면 차별 없는 전 도민 생활지원금 지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전 국민 민생지원금 정책과 다른 점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다. 그동안 야당은 급식, 복지 분야 등에서 ‘선별·차등 지원’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지만, 박 지사는 야당의 관성과 다른 행보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지방선거 출정식을 민주화의 성지 국립3·15민주묘지에서 했으며, 재선 출마선언 직후 첫 행보로 김해 봉하마을 고 노무현 대통령 묘소 참배를 하고 선거운동에 나섰다. 선거 기간이던 서거 17주기 추모식에는 혼자 아침 일찍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묘역을 참배하는 열린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결국 ‘야당 출신 박 지사’가 제시한 굵직굵직한 사업은 정부와의 협조나 이해가 필수적이다. 당장 남해안특별법도 그렇고, 광양만경제자유구역의 하동 지분을 별도로 분리하는 하동경제자유구역청 신설도 마찬가지이다.

정부 또한 속좁게 야당 출신 도지사를 대놓고 무시하지는 않겠지만, 국토의 균형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정부와 지방정부의 엇박자가 없어야 박 지사가 정한 길이 원활하게 펼쳐진다.

제일 걱정되는 부분은 부울경 행정통합이다. 지역 균형발전과, 경남 대도약을 위해서는 행정통합이 우선돼야 한다. 여당 출신의 부산시장과 울산시장은 메가시티 건설이 공약이었고, 박 지사 또한 자치권이 충분히 주어지는 행정통합을 법 제정을 통해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4월 발의한 ‘경남부산특별시 설치 특별법’이 국회에서 어떻게 다뤄질까? 박 지사의 계획대로라면 2028년 4월 총선 시기에 통합 단체장을 선출해야 한다. ‘행정의 달인’ 박 지사의 부울경 행정통합 행보가 궁금하다.

이재희 사회2부 선임기자 jaehee@busan.com


이재희 기자 jaehee@busan.com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