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선관위 국정조사, 여야 정쟁 말고 근본적 해법 내놓아야
특위 가동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 규명
책임·투명성 높여 무너진 신뢰 회복해야
22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모습.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 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23일 중앙선관위 기관보고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진상을 규명할 국회 국정조사 특위가 23일 본격 가동된다. 국정조사 대상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각급 지역선거관리위원회다. 조사 범위는 투표용지 인쇄 수량 산정 과정의 부실 여부, 배분·보관 등 현장관리 실태, 선관위 지휘 체계와 사후 대응의 적정성, 참정권 침해 실태, 투·개표소 집회·시위 및 경찰 조치 사항, 선거관리 인력·예산 운용 등이다. 특위는 더불어민주당 9명, 국민의힘 7명, 비교섭단체 2명 등 총 18명으로 구성됐다. 위원장은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맡았다. 특위는 오는 8월 1일까지 조사 활동을 통해 전례 없는 참정권 침해 실태의 전모를 철저하게 밝혀야 한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발단은 선관위가 지난해 12월 용지 인쇄 예산을 유권자의 110%로 배정받고도 인쇄 하한 기준을 60%에서 50%로 낮춘 것이다. 선관위는 별도의 내부 회의나 중앙선관위원 의결 없이 사무총장 전결로 이를 결정했다. 특위는 이러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발생 경위와 사태 발생 후 지휘·보고 체계, 부실한 현장 대응 경위 등을 낱낱이 규명해야 한다. 과거 논란이 됐던 채용 비리 외에도 외유성 출장, 선거 시기만 되면 늘어나는 휴직 등 선관위에 대한 다양한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국정조사를 통해 선거 현장관리, 인사 체계, 조직 운영, 의사 결정 구조까지 총체적인 점검과 해부가 필요하다.
여야 국조특위 소속 의원들은 선관위법을 개정해 현재 비상근인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상근화하는 데 이견이 없다고 한다. 선관위에 대한 외부 견제와 감시 강화 방안 필요성도 공감한다. 그러나 구체적인 방법론을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민주당은 독립적 헌법기관인 선관위에 대한 감사원 감사 등 외부 통제는 원포인트 개헌을 통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개헌보다는 특검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여야는 조사 과정에서 정치적 공방이나 정쟁을 벌여서는 안 된다. 국조 특위가 편파성 시비를 남기지 않게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고, 여야 동수로 위원을 구성한 취지를 되새겨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부산, 울산, 대구, 서울 등 지역의 많은 유권자들이 참정권을 침해받는 참담함을 느껴야 했다. 조사특위는 소중한 투표권이 다시는 훼손되지 않도록 진상규명은 물론 선거관리의 전면적인 혁신을 이끌어내야 한다. 선관위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근본적인 해법 마련이 시급하다. 업무 역량 강화를 위한 감사 장치 도입과 선거관리 인력·예산 운영과 관련한 개혁 방안도 필요하다. 여야 조사특위는 이번이 선관위 쇄신의 골든타임이라는 각오로 나서야 한다. 선관위와 선거 시스템에 대한 무너진 신뢰 회복은 물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민주주의의 근간을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