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HBM4 흥행 질주…연말 100억 달러 대기록 예고(종합)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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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4개월 만 10억 달러 돌파 ‘쾌거’
AI·ASIC 수요 폭증…글로벌 고객 선점
‘원스톱 역량’ 앞세워 주도권 경쟁나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있는 화성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있는 화성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한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가 출시 4개월 만에 누적 매출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에 힘입어 삼성전자가 차세대 HBM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증권가의 목표 주가 상향도 잇따르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HBM4 양산을 시작한 이후 빠르게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시장에 따르면 이달 말 기준으로 매출은 약 12억 달러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업계에서는 연말까지 10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신규 메모리 제품 양산 첫해 매출로 전례가 없는 규모다.

HBM4 성과의 배경에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수요 급증이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은 2026년 HBM 시장 규모를 전년 대비 58% 증가한 546억 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수요 확대의 주된 요인은 주문형반도체(ASIC)다. 특정 연산이나 용도에 맞춰 설계한 맞춤형 칩으로, 글로벌 빅테크가 자체 AI 칩에 채택하면서 HBM 수요를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주요 GPU 업체와 ASIC 기반 하이퍼스케일러 고객사로부터 HBM 공급 협력 요청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 고객 기반 확대에 힘입어 2026년 HBM 매출은 2025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AI 시장에서 ASIC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삼성전자의 HBM 고객 기반이 확대될 것”이라며 “2026년 삼성전자 HBM 출하량은 전년 대비 200% 이상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열린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HBM 판매 확대와 주요 고객사 대상 장기공급계약 전략을 집중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엔비디아와 AMD, 브로드컴, 구글 등 주요 고객사를 대상으로 공급 확대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도 “주요 고객사들의 요청에 따라 메모리 제품에 대한 장기공급계약을 추진하고 있으며 일부 고객사와는 이미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한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실은 트럭이 이동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한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실은 트럭이 이동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HBM4 메모리의 베이스다이에 4나노 선단 공정을 적용하는 과감한 선택을 통해 성능과 양산 안정성 측면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HBM4는 업계 표준보다 약 46% 빠른 데이터 처리 속도(11.7Gbps)를 확보했다. 데이터 전송 능력을 이전 모델에 비해 약 2.7배 높였고, 전력 효율도 이전 세대보다 약 40% 개선했다.

삼성전자는 HBM4에 이어 HBM4E에서도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로직·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을 모두 아우르는 종합반도체기업(IDM)이다. 설계부터 패키징까지 한 번에 제공하는 ‘원스톱’ 전략이 가능한 사실상 유일한 기업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시장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HBM4 판매 확대와 장기공급계약 체결, 차세대 제품 선점 효과 등을 근거로 삼성전자 실적 개선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을 86조 7702억 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SK하이닉스(62조 4599억 원)보다 약 24조 원 이상 많은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로는 1755.61%나 급증한 수준이다.

주요 증권사들은 최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며 AI 메모리 시장에서의 수혜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SK증권이 목표가 61만 원으로 가장 높았고, 일본 투자은행(IB) 노무라증권도 59만 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업계 관계자는 “HBM4 조기 양산과 빠른 매출 확대는 삼성전자가 AI 메모리 시장에서 다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의미”라며 “경쟁력을 이어간다면 AI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 확보도 한층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HBM4, HBM4E 제품이 2030년까지 주류 제품이 될 것이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는 삼성전자가 주도권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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