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사택 ‘전입신고 누락’ 허점 노린 전세 사기 일당, 벌금형
명의 대여 70대, 벌금 300만 원
가짜 주담대 받은 뒤 월급 수령
부산지법 청사. 부산지법 부산고법 부산가정법원. 부산법원 종합청사. 부산일보DB
법인이 빌린 사택에 직원들이 전입신고를 잘 안 한다는 허점을 노려 ‘깨끗한 매물‘인 것처럼 속이고 대출을 받아낸 일당 중에서 명의를 빌려준 70대 ‘바지사장’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부산지법 형사3단독 박주영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70대 남성 A 씨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총책 B 씨 등을 포함한 일당 3명은 회사(법인)가 직원 숙소로 아파트를 빌리면, 정작 그 집에 사는 직원들은 전입신고를 하지 않아 등기부 기재나 서류상으로는 세입자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을 노렸다.
우선 이런 ‘법인 임차 사택’을 찾아 제3자 이름으로 사들인 뒤, 은행을 마치 세입자의 보증금 부담이 전혀 없는 깨끗한 집인 것처럼 속여 주택담보대출을 받아내는 방식으로 범행을 공모했다.
A 씨는 이들에게 명의를 빌려준 이른바 ‘바지사장’ 역할이었다. 아파트를 살 때 자기 이름을 등기에 올려주고, 그 대가로 대출금의 5~10%나 매달 수백만 원의 급여를 받기로 했다.
실제로 2019년 7월 공범들은 A 씨 명의로 전북 완주의 한 아파트를 사들였다. 이때 해당 아파트에 걸려 있던 국민연금공단의 임대차보증금 반환 채무 2억 3000만 원을 A 씨가 승계하는 조건을 걸었다.
며칠 뒤에는 공단 측과도 이 보증금 채무를 A 씨가 승계하기로 합의했다. 문제는 A 씨 등에게 애초부터 이 보증금을 돌려줄 생각도, 능력도 없었다는 점이다. 결국 공단은 감쪽같이 속아 2억 3000만 원 상당의 보증금 채무를 면제해줬고, 그만큼의 손해를 떠안았다.
박 부장판사는 정상적인 일이 아님에도 단순 명의 대여의 대가로 월 250만~300만 원의 급여를 제안받은 점, 공범으로부터 ‘문제가 터지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경고를 듣고도 이를 수락한 점 등을 지적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