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영향력 행사 vs 미미 명태균 1심 엇갈린 판결
무상 여론조사·공천 개입 의혹
중앙지법 “여론조사 대가 인정”
창원지법 “급여·채무 변제일 뿐”
향후 상급심 판결에 관심 쏠려
정치 브로커 명태균으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1심 결과가 나오는 13일 명씨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무상 여론조사 결과를 전달하고 김영선 전 국회의원(국민의힘) 공천을 요구한 이른바 ‘공천 개입 의혹’ 재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두 곳의 1심 법원이 관련 사건에 대해 상반된 판결을 내려 주목을 받는다.
최근 재판에선 윤 전 대통령이 명 씨의 요청으로 김 전 의원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이 인정됐는데, 앞서 다른 재판부는 명 씨가 김 전 의원의 세비 중 절반을 나눠 받은 데에 대한 공천 대가성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상반된 재판부 판단이 상급심에서 서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13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배우자인 김건희 씨와 공모해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명 씨에게 14회에 걸쳐 2792만 원 상당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받았다고 인정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명 씨는 이날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재판부는 무상 여론조사 결과를 건네받은 윤 전 대통령이 명 씨 요청으로 2022년 당시 국민의힘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에게 김 전 의원 공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은 당선자 신분이던 2022년 5월 9일 명 씨와 전화 통화에서 “김영선이 좀 해줘라, 그랬는데 뭐 그렇게 말들이 많네”라며 당에 김 전 의원 공천을 요청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한편 지난 2월 창원지법은 명 씨와 김 전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1심을 무죄로 판단했다.
2022년 당시 윤 전 대통령의 공천 영향력 행사로 공천을 받은 김 전 의원이 총선에 당선된 후 그해 8월부터 이듬해 11월까지 공천 대가로 명 씨에게 총 8070만 원의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에 관한 판결이었다.
당시 재판부는 이들이 주고받은 돈을 공천 대가가 아닌 명 씨가 지역 사무실 총괄본부장으로 일하며 받은 급여와 개인 채무 변제 명목이라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은 명 씨의 영향력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본 반면, 창원지법은 영향은 미쳤지만 다른 요인들(여성 우선 공천 등)에 비해 지극히 미미한 수준이라 판단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이 앞선 창원지법과 서로 다른 판결을 내리면서 법조계에선 두 재판의 항소심 결과에 관심이 집중된다. 현재 창원지법에서 판단한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은 부산고등법원 창원재판부에서 이미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창원에서 활동하는 변호사 A 씨는 “추후 상급심에서 각 재판부의 판단이 하나로 수렴되는 방향으로 정리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당장은 판결이 달라도 서로 깊게 연관된 사건인 만큼 상고심에서 유무죄가 한 방향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최환석 기자 ch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