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보다 감투싸움… 문 열자마자 혼란 빠진 기초의회
부산 중구·강서구·북구·수영구
의장단 선출 놓고 개원부터 파행
부산 기초의회 곳곳에서 의장단 선거를 둘러싸고 대립과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의회 파행 사태까지 빚어지고 있다. 지방선거 이후 기초의회 의원들이 민생보다 자기 실속 차리기에 발목 잡혔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 중구의회는 국민의힘 이인구 의원과 금동욱 의원을 의장·부의장으로 선출했다고 14일 밝혔다. 운영자치·복지도시위원장으로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2명이 선출됐다. 중구의회는 국민의힘 5명, 민주당 2명이 각각 의원으로 선출됐다. 상임위원장 두 자리를 민주당 의원이 모두 가져간 것은 이례적이다.
문제는 의장단 선출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 내부 분열이 발생하며 의회가 파행 조짐을 보인다는 점이다. 애초 중구의회 국힘 의원들은 의원총회에서 투표를 통해 A 의원과 B 의원을 각각 의장, 부의장으로 선출하기로 결정했다. 직후 의원총회에서는 당론을 따라야 한다는 공지가 내려왔다. 그러나 이 의장과 금 부의장은 민주당 의원 2명을 설득, 당론을 엎고 의장단 자리를 차지했다.
이에 나머지 국힘 의원들 3명은 의회 개원식에 단체로 불참했다. A 의원은 이 의장과 금 부의장을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기도 했다. 중구의회는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구성은 마쳤지만, 의장단 선출을 둘러싼 집안싸움으로 원 구성 초반부터 파행 논란이 일고 있다. 오는 22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제318회 임시회가 순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의장은 〈부산일보〉 취재진에게 “당론을 지키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밝힐 수 없다”며 입을 닫았다. 이 의장은 “국힘 의원들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태로, 자세한 내막을 드러내면 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어 의장 자리에 나선 이유를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의장단 선거를 두고 잡음이 이는 부산 기초의회는 중구뿐만이 아니다. 국힘과 민주당이 4대 4 동수인 강서구의회는 여야 대립으로 의장단 선출이 무산돼 개원 2주가 지난 14일까지 원 구성이 되지 못했다. 북구의회 역시 7대 7 동수 구도 속 개원식조차 열지 못한 채로 대치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수영구의회는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선출을 두고 여야 의원들이 충돌하며 개원식이 파행을 겪었다.
반면 여야 의원들간 원만한 합의 속 의장단·상임위원장단이 순조롭게 구성된 모범 사례도 있다. 국힘 10석, 민주당 9석으로 구성된 부산진구의회의 경우,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자리를 고르게 배분했다.
부산 시민단체는 기초의회가 자리싸움에 몰두하느라 혈세로 지급되는 세비의 몫을 다하지 못해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도한영 사무처장은 "이달부터 의원의 임기가 시작되면서 시민 세금으로 세비가 책정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초의원들이 당의 이권 다툼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본연의 민생 의정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