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폭염 노출 노동자·취약계층 온열 질환 피해 최소화해야
무더위 기본 수칙 미준수 사업장 많아
불시 감독·배달라이더 쉼터 확대 절실
폭염이 계속된 15일 부산 부산진구 일원에서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본부 이상진 부산지회장이 배달 중 잠시 도로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15일 기준으로 부산과 울산, 경남은 물론 전국 상당수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높은 습도 때문에 실제 체감온도는 더욱 높은 상황이다. 밤 기온이 25도를 웃도는 열대야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특히 시멘트와 아스팔트가 깔린 도심에서는 강한 열기가 보행자들을 괴롭히고 있다. 기상청은 이미 올여름에 ‘역대급 폭염’이 우리나라를 덮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놨다. 시민들의 건강과 일상을 해칠 우려가 높은 폭염은 이제 계절적인 자연 현상이 아니라 기후위기가 만들어낸 심각한 재난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의 기존 경험치를 뛰어넘는 폭염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문제는 아무리 더워도 일손을 멈출 수 없는 산업 현장 노동자나 배달업 종사자 등이 폭염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부산일보〉에 따르면 부울경 대기업들은 다양한 폭염 대책을 추진 중이다. 얼음 생수와 선크림, 햇볕가리개, 에어쿨링 재킷과 함께 쿨스카프, 쿨토시, 쿨타월 등을 비치하는 것은 물론 체력 유지를 위해 보양식도 제공한다. 하지만 중소기업 등 소규모 현장에서는 온열 질환 위험이 상존한다. 지난해에도 온열 질환 산재 승인 건수는 77건에 달했다. 아직도 폭염에 대비한 기본 수칙조차 제대로 준수하지 않는 사업장들이 많다는 방증이다. 관계 당국의 지속적인 불시 현장 지도와 감독이 절실하다.
배달라이더 등 이동노동자들은 온열 질환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다. 폭염 속에 헬멧과 마스크까지 끼고 오토바이 등을 운행하는 배달 종사자들은 업무 특성상 무더위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경남 거제시의 경우 2024년부터 편의점 15곳을 이동노동자 쉼터로 지정했다. 얼음물 등을 제공하기도 한다. 부산시도 기존 7곳에 불과한 이동노동자 쉼터를 확대 운영하기 위해 편의점 업계와 협의 중이라고 한다. 16개 구·군별로 편의점 3곳씩 총 48곳에 쉼터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뒤늦은 감은 있으나 무척 바람직하다. 쉼터 설치를 최대한 서둘러 이동노동자들의 온열 질환 발생 우려를 최대한 낮춰주길 기대한다.
노인과 영유아, 만성질환자 등 폭염 취약계층을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빈틈없는 대응체계 구축과 가동도 절실하다. 더욱이 최근 낮 시간 폭염에 열대야까지 이어지면서 취약계층 온열 질환자가 늘고 있다. 에어컨 등 냉방 장치가 갖춰지지 않은 노후주택에 거주하는 취약계층이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무더위 쉼터 확대가 필요하다. 부산의 경우 1650곳의 무더위 쉼터가 있으나 야간에 운영하는 곳은 11.6%인 192개소에 불과하다. 최근의 폭염은 건강한 성인도 위협할 정도로 갈수록 강력해지고 있다. 노동자와 취약계층이 건강을 해치지 않고 안전하게 여름을 나도록 기존 폭염 대책을 뛰어넘는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