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첫 '순장 조례' 시 산하 기관장 인선, 장기 공백 막는 지혜를
시의회, 대상 확대 등 인사청문 강화
시와 업무 차질 막을 방안 고민해야
부산시의회. 부산일보DB
전재수 부산시장의 시정이 부산시의회의 시험대에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시장 취임 후 첫 시의회 임시회가 14일부터 막이 올랐기 때문이다. 이번 임시회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장 인사청문회 확대다. 기관장 교체 때마다 관심의 대상이 돼 온 인사청문회가 더욱 관심을 끌게 된 것은 이번 인사청문회가 시장과 산하 공공기관장의 임기를 맞춘 소위 ‘순장 조례’ 적용 이후 처음 열리는 인사청문회여서다. 전 시장 당선 직후부터 전임 시장이 임명한 기관장들의 무더기 퇴임으로 업무 공백 우려가 제기돼 온 만큼 공백을 막을 부산시와 시의회의 지혜가 어느 때보다 절실해진 상황이 됐다.
제10대 부산시의회는 개원과 동시에 4개 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며 시정에 대한 지원과 견제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해당 특위는 인사청문 특위와 해양·신공항 발전 특위, 부울경 광역발전 특위, 기업유치 및 산업단지활성화 특위 등이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는 특위가 인사청문 특위다. 시의회는 인사청문 검증 전문성을 강화하자는 조례 개정안까지 발의해 놓은 상태다. 그렇게 인사청문 대상이 되는 기관만 모두 17곳에 달한다. 과거엔 인사청문 특위에서 10곳에 대해서만 청문을 실시했으나 그 대상이 7곳으로 줄었다. 대신 산업·연구·문화·의료 분야 10곳은 아예 상임위에 넘겨 청문 절차가 더욱 강화됐다.
시의회의 이 같은 인사청문 강화 방침에 부산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듯한 표정이다. 전임 시장 때 만들어진 ‘순장 조례’에 따라 전 시장 취임과 동시에 이미 12개 기관 기관장이 무더기 퇴임해 업무 공백이 불가피해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임원 후보군을 찾는 등 잰걸음에 나선 기관들도 빨라야 9월께나 임원 선임이 가능할 정도다. 시는 인사청문 대상을 늘리고 청문을 강화하려는 시의회의 의욕이 고스란히 반영된다면 이전 절차 때보다 선임이 3주 이상 지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는 해당 조례 개정안을 유예해 달라는 입장이지만 시의회가 받아들일지는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시 산하 공공기관장에 대한 인사 검증은 깐깐하게 이뤄져야 한다. 시의회가 내건 인사청문 강화의 방향성은 그런 측면에서 매우 타당하다. 하지만 새 시장 취임과 동시에 기관장들이 대거 물러날 수밖에 없는 조례의 첫 적용을 놓고 오불관언식 태도로 일관해선 곤란하다. 새 임원 선임 전까지 기존 임원 임기를 연장하는 단서 같은 조항조차 마련하지 않은 조례는 누가 봐도 입법 미비 혹은 입법 부작위 상태이기 때문이다. 부산시 시정이 제대로 굴러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시의회 의정의 역할이라면 이번만큼은 시의회도 시정 업무 공백 최소화를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바로 거기가 부산시와 시의회의 ‘협치’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