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차량 막고 호루라기… ‘특별관리’ 들어간 감천문화마을
내년 정식 시행 전 시범 운영
마을 진입로 택시 호출 금지
야간 방문 제한 및 과태료 부과
관광객 400만 명 생활권 보호
오버투어리즘으로 몸살을 앓던 부산 사하구 감천문화마을이 지난 1일부터 특별관리지역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4일 오후 감천문화마을 입구에서 차량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하루 1만 명 안팎의 관광객이 몰리며 몸살을 앓아온 부산 사하구 감천문화마을(부산일보 2024년 8월 20일 자 10면 등 보도)이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 내년부터 주민들의 거주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본격적인 조치가 시작되는데 사하구청은 이에 앞서 관광객 탑승 차량 통행 제한과 과태료 안내 조치를 중점으로 시범 운영에 돌입했다.
4일 오전 10시 30분께 부산 사하구 감천문화마을. 마을 입구 맞은편 공영주차장은 이미 만차로 주차를 기다리는 차량 줄이 늘어섰다. 진입로에는 '관광객 탑승차량 진입금지' '택시 호출금지'라고 쓰여진 노란 입간판이 세워져 있었다. 관광객들은 안내판 사이를 걸어 마을 안으로 들어갔고, 형광색 조끼를 입은 교통지도원들은 입구에서 호루라기를 불며 관광객을 태운 택시와 승합차의 진입을 막느라 연신 분주하게 움직였다.
사하구청은 지난 1일 주민 생활·거주환경 보호를 위해 감천문화마을 일대를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고시했다. 특별관리지역이란 관광객 증가로 주민 불편이 심각한 지역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관광진흥법에 따라 기초지자체가 지정하는 제도다. 방문시간과 차량·관광객 통행 제한, 이용료 징수 등 내용이 골자다. 감천문화마을은 서울 북촌 한옥마을과 경기 연천 한탄강 관광지에 이어 전국 세 번째 특별관리지역이다.
구청은 내년 1월 1일 정식 시행을 앞두고 우선 주민 불편이 가장 집중됐던 상권지 일대(감내2로) 차량 통행 관리에 초점을 맞춰 임시 운영을 시작했다. 감천문화마을을 관통하는 감내2로는 좁은 골목길에 관광객을 태운 택시와 승합차가 몰리며 주민 불편과 안전 우려가 잇따랐던 곳이다.
감천문화마을 주민협의회 관계자는 "주말이나 성수기에는 관광객을 태운 차량들이 한꺼번에 뒤엉켜 골목이 제대로 오가지도 못하고 불편을 겪는 일이 많았다"며 "초기에는 방문객 불만도 있겠지만 마을이 지속성있게 유지되려면 공존할 수 있는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구청 직원들은 주민 차량은 출입이 가능하다는 점을 알리며 차량 식별용 인증 스티커를 배부했다. 관광협회와 택시협회, 전세버스 업체, 운수조합 등을 대상으로 변경된 운영 방침도 안내하고 있다. 오후 6시 이후에는 교통계도원들이 마을을 순찰하며 관광객들에게 고성방가 자제와 쓰레기 무단투기 금지 등 관광 에티켓을 안내한다.
관리구역은△주거밀집지역 △주거·상업 혼재지역 △관심지역 △관광객 탑승 차량 통행제한지역(감내2로) 등 4개 구역이다. 감내2로 차량 제한과 더불어 주거밀집지역에선 오후 6시 이후 관광객의 방문이 제한된다. 구청은 규정을 위반한 인원과 차량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관광객 관리 방식도 달라진다. 입장료를 별도로 받는 대신 10인 이상 단체 관광객은 의무적으로 관광안내지도를 구매해야 한다.
감천문화마을 방문객은 지난해 312만 명으로 역대 최다 인원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 1~7월 방문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3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청은 올해 연간 방문객이 40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본다.
사하구청 이미경 감천문화마을계장은 "이번 지정은 주민 생활권과 관광 동선을 구분해 주거지역의 생활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