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에도 식지 않는 ‘컴활’ 인기
청년 입사자 보유 자격증 1위
필기시험에 AI 문항 도입 변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전경 모습.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인공지능(AI)가 기업 내 업무 전반에 빠르게 확산하고 있지만, 데이터 처리 기초 자격증인 컴퓨터활용능력(컴활)의 인기는 여전히 굳건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한국고용정보원의 국가기술자격 취득 및 고용보험 연계 데이터를 바탕으로, 2024년 국내 500대 상장기업(당기순이익 기준)에 신규 입사한 만 18~34세 청년 6만 5743명의 국가기술자격 취득 현황을 11일 발표했다.
분석 결과 국가기술자격을 보유한 청년 취업자 2만 3055명 중 9780명(42.4%)이 대한상의가 시행하는 11종 국가기술자격을 취득한 것으로 집계됐다. 개별 종목별로는 컴활 1급이 5473명, 2급이 3967명으로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3위인 지게차운전기능사(1891명)와는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자격시험 응시 현황에서도 컴활의 위상은 같았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낸 ‘2026 국가기술자격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기술자격시험 전체 응시자 229만 491명 중 응시 인원이 가장 많은 종목은 컴활 2급(24만 7841명)이었다.
이어 컴퓨터활용능력 1급(15만 1464명), 지게차운전기능사(11만 316명), 산업안전기사(9만 265명), 전기기능사(6만 7010명) 순이었다.
최근 10년간 추이를 봐도 수요는 견고했다. 코로나19로 응시자가 일시 폭증했던 2020~2021년을 제외하고 코로나 이전(2016~2019년)과 이후(2022~2025년)의 연평균 필기시험 응시 규모를 비교한 결과, 컴활 1급 응시자는 연평균 14.9만 명에서 18.4만 명으로 23.4% 늘었다. 같은 기간 2급 응시자도 18.0만 명에서 21.9만 명으로 21.3%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AI 시대에도 컴활의 인기가 꺾이지 않는 이유로 데이터를 다루는 기본기의 중요성을 꼽았다.
한국공학대 정동열 교수(한국직업자격학회 부회장)는 “AI가 아무리 뛰어난 결과물을 만들어내더라도, 그 바탕이 되는 데이터가 맞는 구조인지, 흐름이 논리적인지 판단하는 통찰은 사람의 몫”이라며 “데이터의 구조와 흐름을 꿰뚫어보는 사람이 AI와 협업할 때 생산성과 결과물의 수준이 완전히 달라지는데, 직접 데이터를 다루고 검증해 본 경험이 그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다만, 컴활 시험 자체도 AI 흐름에 맞춰 바뀔 예정이다. 2027년부터 적용되는 새 필기시험 출제기준에는 AI의 원리와 학습 개념, 활용 사례, 한계 및 유의사항 등 AI 활용을 위한 기술적 이해도를 검증하는 문항이 새로 도입된다.
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