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죽이느니 한 마리라도 살려야” 경남 어류 양식장 긴급 방류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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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권 최대 양식 활어 산지인 통영시는 13일부터 고수온 대비 양식어류 긴급 방류를 시작했다. 통영시 제공 경남권 최대 양식 활어 산지인 통영시는 13일부터 고수온 대비 양식어류 긴급 방류를 시작했다. 통영시 제공

올여름 극한 폭염 후유증에다 적조 확산 조짐으로 양식 수산물 떼죽음 피해 우려가 커지자 연관 시설이 밀집한 경남 지역 연안 지자체들이 선제 대응에 나섰다. 떼죽음 피해가 예상되는 해역 내 양식장과 취약 어종을 미리 방류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핵심이다.

경남권 최대 양식 활어 산지인 통영시는 13일부터 고수온 대비 양식어류 긴급 방류를 시작했다. 긴급 방류는 수일 내 피해가 예상될 때 미리 수조 그물을 풀어 바다로 내보내는 선제적 조처다.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사육 밀도를 낮춰 남은 물고기 생존율도 높인다. 다만, 무분별한 방류는 자칫 바다 생태계를 교란할 수도 있는 만큼 질병검사 등 방류 전 사전 절차를 거쳐 적합판정을 받아야 한다.

통영 관내 해상 가두리양식장에 사유 중인 양식 어류는 1억 2000만여 마리다. 이는 경남도 내 전체 입식량 2억 650만 마리의 절반이 넘는 수치다. 이 중 60%인 7100만여 마리가 고수온에 취약한 조피볼락(우럭)과 숭어, 쥐치다. 현재까지 76개 어가에서 614만여 마리 긴급 방류 신청이 들어왔다. 통영시는 취약 어종인 우럭부터 우선 방류한 뒤 수온 변화 추이에 따라 대상 어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인접한 고성군도 이날 긴급 방류를 희망한 7개 어가를 중심으로 시행에 들어갔다. 13개 어가가 신청 한 거제시는 아직 한계 수온이 임박하지 않아 수온 변화에 따라 방류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남해군은 지난 10일부터 삼동면과 미조면 앞바다 가두리양식장 12곳에서 사육하던 조피볼락(우럭) 87만 3000마리와 가숭어 7만 5000마리를 바다에 풀어줬다. 19일에는 미조면 양식장 2곳 우럭 15만 8000마리 추가로 방류할 계획이다. 남해군 제공 남해군은 지난 10일부터 삼동면과 미조면 앞바다 가두리양식장 12곳에서 사육하던 조피볼락(우럭) 87만 3000마리와 가숭어 7만 5000마리를 바다에 풀어줬다. 19일에는 미조면 양식장 2곳 우럭 15만 8000마리 추가로 방류할 계획이다. 남해군 제공

이미 일부 어장에서 고수온 추정 피해가 발생한 남해군은 지난 10일부터 삼동면과 미조면 앞바다 가두리양식장 12곳에서 사육하던 조피볼락(우럭) 87만 3000마리와 가숭어 7만 5000마리를 바다에 풀어 줬다. 19일에는 미조면 양식장 2곳 우럭 15만 8000마리를 추가 방류할 계획이다.

폭염의 기세는 한풀 꺾였지만 경남 바다는 되레 달아오르고 있다. 연이은 태풍이 몰고 온 너울성 파도에 바닷물이 섞이면서 저층에 깔려 있던 냉수대가 소멸한 탓이다. 냉수대는 주변보다 5도 이상 낮은 찬물 덩어리로 수온 상승을 억제한다. 덕분에 기록적인 극한 폭염에도 경남 연안은 이달 초까지 한낮 24도 안팎을 유지했다. 그런데 최근 이 층이 사라지면서 수온 역시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경남도 자료를 보면 도내 주요 해역 표층 평균 수온은 26.5도로 전년 대비 3.3도나 높다. 이 때문에 도내 전 해역에 고수온 특보가 내려진 상태다. 특히 남해군 앞바다인 사천만과 강진만, 통영과 거제 사이 해역인 진해만은 최종 단계인 ‘경보’가 발령됐다.

고수온 특보 발령 해역도.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고수온 특보 발령 해역도.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설상가상 또 다른 여름 불청객 적조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적조는 식물 플랑크톤의 이상 증식으로 바닷물 색깔이 적색으로 변하는 자연현상이다. 크게 무해성과 유해성으로 나뉘는데, 양식 어류 폐사를 유발하는 건 ‘코클로디니움’(Cochlodinium) 적조다. 대량 증식으로 바닷속 산소가 부족한 상황에 점액질 성분인 코클로디니움이 물고기 아가미에 붙어 질식사를 유발한다.

보통 mL당 1000개체 이상의 고밀도 적조가 덮칠 때 폐사로 이어지지만, 고수온 환경에선 사정이 다르다. 이미 체력과 면역력이 바닥이 상태라 평소라면 거뜬히 버텨낼 수백 개체 수준의 중·저밀도 적조도 치명적이다. 고수온 피해와 마찬가지로 적조 피해도 우럭에 집중되는 이유다. 우럭은 찬물을 좋아하는 한대성 어종이라 수온이 26도만 넘어도 생리 기능이 저하될 정도로 고수온에 취약하다.

실제 지난해 여름 30도를 넘나드는 이상 고온이 한 달 넘게 지속되던 남해안에 적조가 발생하면서 경남에서만 720만 마리가 넘는 양식 어류가 떼죽음했다. 이 중 309만여 마리가 적조 피해였다. 나머지는 고수온 폐사로 확인됐다. 경남에서 대규모 적조 폐사 피해가 발생한 건 꼬박 6년 만이다. 공식 집계가 시작된 1995년 1300만여 마리가 폐사한 이후, 2013년 2500만여 마리로 정점을 찍었다. 이어 2019년 212만여 마리를 끝으로 지난해까지 5년간 피해가 없어 안심하던 찰나 직격탄을 맞았다.

적조 특보 발령 해역도.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적조 특보 발령 해역도.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올해도 비슷한 양상이다. 수과원은 지난 10일 전남 동부(고흥군 외나로도 동단)~경남 서부연안(통영시 두미도 서단)에 적조 예비특보를 발령했다. 적조 특보는 유해 적조생물 밀도가 mL당 10개체 미만일 때 ‘예비’로 시작해 100개체 이상 시 ‘주의보’로 대체되고, 1000개체를 넘으면 ‘경보’로 상향한다. 현재 통영시 풍화리 인근 해상에서 최대 100개체/mL 수준으로 관찰되고 있다. 당장은 밀도나 세력이 미미하지만 연이은 태풍 영향으로 표층과 저층 간 혼합이 활발해 적조생물이 성장하기 좋은 수온이 유지되고 있는 데다, 규조류 등 경쟁생물 세력도 약화하고 있어 급격히 증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수과원 판단이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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