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벌고 국내서 가격인상…소비자에 비용 떠넘긴 식품업계
농심·오뚜기·풀무원, 2분기 실적 호조
경영진 보수도 잇따라 인상
물가 부담 속 성과급 잔치 비판도
소비자단체 “가격인상, 수익성 확보 의심”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라면 상품이 진열돼 있다. 유승호 기자
고물가로 인해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커진 가운데 국내 주요 식품업체가 해외 사업 호조로 실적을 개선했음에도 국내 제품 가격을 잇따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영진 급여까지 늘린 것으로 확인돼 성과는 경영진이 챙기고 원가 상승 부담은 소비자에게 전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농심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2% 늘어난 956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영업이익은 59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47.6% 급증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0.1% 늘어난 547억 원으로 나타났다. 해외사업(수출·해외법인)의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전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는 게 농심의 설명이다.
오뚜기 역시 2분기 호실적을 냈다. 오뚜기의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9438억 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0.3% 늘어난 453억 원을 기록했다. 2분기 해외 매출은 110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1% 신장했다. 이에 따라 해외 매출 비중은 11.7%로 전년 동기 대비 1.1%포인트(P) 늘었다.
풀무원도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893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했다. 이어 영업이익은 24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늘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살펴보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 7439억 원과 43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8%, 41.9% 증가했다.
호실적에 맞춰 농심과 오뚜기, 풀무원의 경영진은 보수도 모두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농심 신동원 회장은 올해 농심과 농심홀딩스에서 상반기 보수로 총 14억 5000만 원을 받았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4% 늘어난 수치다.
오뚜기 함영준 회장은 올해 상반기 보수로 5억 4000만 원을 수령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5.9% 늘어난 금액이다.
풀무원 이우봉 총괄 최고경영자는 올해 상반기 보수로 5억 2800만 원을 받았다. 이 최고경영자의 지난해 상반기 보수는 5억 원 미만으로 공시 대상이 아니었던 만큼 올 상반기 보수가 전년 보다 오른 셈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해외 사업 호조에 따른 성과는 경영진이 챙기면서 원가 상승 부담은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농심과 오뚜기, 풀무원 등은 원부자재 비용·물류비 증가 등 원가 부담 심화를 가격 인상 결정 이유로 내걸었다.
농심은 이달 1일부터 국내에서 주요 용기 라면, 스낵, 음료 등 43개 브랜드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5.8% 인상했다. 오뚜기는 지난달 16일부터 후추류 17.0%, 당면류 10.0%, 카레류와 케첩류를 각각 6.1%씩 올린 데 이어 내달 7일부터는 컵라면 11개 브랜드 29개 품목과 만두 3개 브랜드 16개 품목의 평균 출고가를 각각 6.7%, 7.7% 인상한다.
풀무원 역시 지난 13일부터 김치, 냉동볶음밥, 소스, 만두 등 총 7개 제품군 30개 품목의 소비자 가격을 평균 6.7% 올렸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최근 식료품 가격 인상과 관련해 “현재의 비용 부담이 아닌 향후 예상되는 원가 상승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나 수익성 확보 등을 위한 결정은 아니었는지 매우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유승호 기자 peter9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