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통장 인기 시들한데… 은행권은 앞다퉈 고객 유치전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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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첨 어렵고 고분양가 부담 영향
1년 6개월 새 가입자 감소 추세
금융권 “장기 고객 확보 수단” 판단
이벤트 통해 신규·갈아타기 판촉

공사비 증가에 따른 고분양가와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부산 지역에서 청약통장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부산 부산진구와 연제구 일대 전경. 정종회 기자 jjh@ 공사비 증가에 따른 고분양가와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부산 지역에서 청약통장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부산 부산진구와 연제구 일대 전경. 정종회 기자 jjh@

내 집 마련의 첫걸음으로 여겨졌던 청약통장의 인기가 갈수록 시들해지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치열해진 청약 경쟁과 대출 규제에 따른 자금 마련 부담이, 부산 등 지방의 경우 공사비 증가에 따른 고분양가와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청약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은행권에서는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고 타 은행의 청약통장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1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국 청약통장 가입자는 2024년 12월 2648만 5223명에서 지난해 6월 2637만 6368명, 12월 2618만 4107명, 올해 6월 2583만 4034명으로 감소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만 35만 73명이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감소폭(10만 8855명)과 견줘 3배 이상 커졌다.

부산 지역 청약통장 가입자도 감소세다. 2024년 12월 170만 2037명에서 지난해 6월 168만 8016명, 12월 167만 5103명, 올해 6월 165만 1110명으로 줄었다. 올해 6월까지 1년 새 3만 7000명가량 감소했다.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주택청약종합저축을 비롯해 청약저축·청약부금·청약예금 등 네 종류의 가입자 수를 합산한 수치다.

이처럼 청약통장의 인기가 시들해진 배경에는 높아진 분양가와 치열해진 청약 경쟁, 자금 마련 부담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서울 등 수도권의 경우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한 로또 분양 열기 속에 주요 분양 단지에서는 최저 당첨 가점이 만점에 가까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 대출 규제까지 겹치며 청약통장을 유지할 유인이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산 등 지방의 경우에는 고분양가 분양 시장과 아파트 시장 침체 등에 따라 청약 미달과 미분양 단지가 잇따르며 청약통장 무용론이 확산되고 있다. 신규 가입 감소를 넘어 기존 가입자의 통장 해지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통계에서도 2024년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청약통장 가입자 감소율이 전국 2.46%, 수도권(서울·경기·인천) 2.76%인 데 비해 부산은 2.99%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청약통장 가입자가 감소하면서 은행들은 청약 고객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규 가입자에게 경품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다른 은행의 청약예·부금을 자사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갈아타는 고객에게도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BNK부산은행은 오는 10월 30일까지 ‘주택청약 럭키 챌린지’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주택청약종합저축 신규 가입 고객과 기존 청약예·부금 가입자가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전환한 고객에 대해 추첨 또는 선착순으로 상품권과 쿠폰을 제공한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도 각각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지난 4월 신규 가입자와 주택청약종합저축 전환 고객 등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진행했다.

은행들이 청약통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히 청약통장 가입자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청약통장을 매개로 급여이체·카드·대출·예적금 등 다른 금융상품으로 연결할 수 있는 장기 고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다른 은행의 청약통장을 자사 상품으로 전환시키는 방식은 신규 고객을 확보하면서 기존 금융거래까지 가져올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청약통장이 과거처럼 ‘일단 만들어두면 언젠가 내 집 마련에 도움이 되는 통장’으로 인식되기보다 이제는 당첨 가능성과 자금 부담을 따져 유지 여부를 결정하는 금융상품으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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