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수서 발암물질 ‘비소’ 검출… 울주군, 내와리 폐기물 연내 걷어낸다
복지시설 관정 먹는 물 기준 20% 웃돌아
4월 불검출 뒤 두 달 만에 수치 급상승
9월 추경 반영 10월 착공·연내 준공
토양 정화비용 분담은 시·군 간 이견 커
울주군 내와리 불법성토 인근 복지시설 관정에서 비소가 기준치를 초과해 주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울산환경운동연합 제공
지난달 29일 내와마을에서 채취한 지하수에서 비소가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됐다. 울산환경운동연합 제공
울산 울주군 두서면 내와리 불법 폐기물 매립지에서 폐기물에 오염된 유해 침출수가 발생(부산일보 7월 31일 자 10면 보도)한 가운데, 인근 지하수에서도 먹는 물 수질 기준을 초과한 1급 발암물질이 검출됐다. 주민들의 식수원 오염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자 울주군은 오는 10월 행정대집행에 착수해 연말까지 폐기물 전량을 반출하기로 했다.
19일 내와리 농지 불법 성토 및 산업폐기물 불법매립 주민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내와리 불법 매립지에서 80m 거리의 장애인 거주시설 지하수에서 비소가 0.012mg/L 검출됐다. 먹는물 수질 기준인 0.01mg/L를 20% 초과한 수치다. 앞서 매립지 침출수에서는 페놀 성분 등이 기준치를 크게 초과해 검출됐다. 외부로 고이는 침출수와 달리 지하수는 시민들이 직접 마시고 생활용수로 쓰는 식수원인 만큼 인체에 미치는 치명성이 훨씬 크다.
매년 정기검사를 받아온 이 시설은 4월까지만 해도 비소가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6월 4일 0.01㎎/L가 검출된 뒤, 지난달 29일 검사에서 끝내 기준치를 넘어섰다. 이에 대책위는 폐기물에서 나온 독성 침출수가 지하수층까지 직간접적으로 스며든 것으로 추정한다. 대책위는 “비소가 기준치에 근접한 수준으로 검출되는 동안 행정기관의 대응이 미온적이었다”면서 “폐기물만 걷어낼 것이 아니라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고 안정적인 식수 공급 대책까지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울주군은 비소가 기준치를 초과한 관정 사용을 중단하고 급수차와 생수를 투입해 식수와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기존 2주 간격으로 실시하던 지하수 수질 검사도 매주 실시하기로 했다. 검사 결과를 신속하게 확보하기 위해 기존 60개 검사 항목 가운데 필요한 항목을 조정해 울산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할 계획이다.
내와리 주민들은 19일 울주군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주군의 빠른 행정대집행을 촉구했다. 오상민 기자
행정대집행도 속도를 낸다. 울주군은 일반적인 농지법상 원상복구 절차를 밟을 경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폐기물관리법상 긴급 조치를 적용해 절차를 간소화할 방침이다. 입찰과 업체 선정, 집행영장 발부 등 절차를 거쳐 오는 10월 중순께 행정대집행에 착수하고 연말까지 폐기물 반출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울주군은 오는 9월 추경을 통해 사업비 110억 원을 확보할 예정이다. 울산시와 울주군이 각각 55억 원씩 부담한다. 울주군은 3개 업체를 투입해 통상 6개월 이상 걸리는 폐기물 반출 기간을 2~3개월로 줄일 계획이다.
문제는 연내 폐기물을 걷어낸 뒤다. 현재 110억 원은 성토된 폐기물 반출 비용으로, 하부 토양에 대한 정화 비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울주군은 하부 오염 토양 정화에 약 133억 원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울주군 관계자는 “11월 결산추경 전까지 정화 비용에 대한 시·군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폐기물 반출이 끝난 뒤에도 오염 토양 정화가 내년 2~3월까지 지연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울산시는 133억 원이라는 금액 자체가 시·군 간 협의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성토된 폐기물을 걷어내기 전에는 하부 토양의 오염 깊이나 범위를 정확히 알 수 없는 만큼, 우선 폐기물을 반출한 뒤 정밀조사를 통해 정화 범위와 방식, 비용을 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현재 합의된 예산은 폐기물 반출 비용 110억 원이며 133억 원의 정화비는 협의된 바 없다”며 “폐기물을 걷어낸 뒤 정밀조사를 거쳐 구체적인 오염 규모와 정화 방식을 확인하고 나서 추가 예산 지원 여부를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상민 기자 sm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