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줄이는 한국인…작년 주류 출고량 IMF 이후 최저
국세청 통계…작년 주류 출고량 298만 7000kL
외환위기였던 1998년 이후 27년 만에 최저
맥주·소주 출고량 3년 연속·탁주는 5년째 감소
주류 소비자 월평균 음주빈도 8.8일, 2년새 0.2일↓
국내 주류 출고량이 27년 만에 300만kL(킬로리터) 아래로 떨어졌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주류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음주문화 변화 등으로 한국인의 술 소비량이 꾸준히 줄면서 작년 국내 주류 출고량이 외환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건강을 중시하는 라이프 스타일 확산과 함께 ‘술 권하는 사회’를 대벼하던 회식문화가 저물고 홈술·혼술족이 늘어나는 추세인데다 인구 감소 영향 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23일 국세청 국세통계포털(TASIS)에 따르면 맥주·소주·막걸리 등 대중적인 3대 주종의 소비량이 일제히 급감하며 지난해 국내 주류 출고량은은 298만 8000kL(킬로리터)로 27년 만에 300만 kL 아래로 떨어졌다.
국내 주류 출고량이 300만kL를 밑돈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292만 2000kL) 이후 27년 만이다. 10년 전인 2015년(380만 4000kL)과 비교하면 21.5%나 급감했다.
주종별로 보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맥주는 작년 출고량이 151만 9000kL로, 전년대비 7.2% 감소하며 160만 kL를 밑돌았다. 맥주 출고량은 2022년 169만 8000kL에서 2023년 168만 7000kL, 2024년 163만 7000kL로 3년 연속 감소했다. 그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희석식 소주의 출고량 역시 2022년 86만 2000kL 이후 2023년 84만 4000kL, 2024년 81만 6000kL, 2025년 79만 3000kL로 3년째 감소하며 80만 kL 밑으로 내려갔다.
탁주(막걸리) 출고량은 2020년 38만 kL에서 2021년 36만 3000kL, 2022년 34만 3000kL, 2023년 33만 9000kL, 2024년 33만 5000kL, 2025년 31만 8000kL로 5년 내리 감소 행진을 보이고 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기가 열린 지난 6월 25일 전북대학교 인근 술집에서 시민들이 함께 응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중적인 술로 꼽히는 이들 3대 주종의 출고량 감소 흐름이 장기화하면서 주류 시장이 단기적 변동을 넘어 구조적인 축소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건강에 대한 관심, 고령화, 인구 감소, 회식 문화 변화 등이 이런 변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주류 소비 행태에서도 소비 빈도와 음주량이 모두 감소하는 흐름이 확인됐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펴낸 '2025 주류산업정보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한 달에 한 번 이상 술을 마신 소비자의 월평균 음주 빈도는 8.8일로, 2023년(9.0일)보다 줄었다. 술을 마시는 날의 하루 평균 음주량은 6.6잔으로 조사됐다. 이 역시 2023년 6.7잔에서 감소한 수치다. 여성 대비 남성의 하루 평균 음주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가운데 30대 남성이 8.1잔으로 가장 많았고, 50대 여성이 평균 3.2잔으로 가장 적었다. 여성의 경우 연령대가 증가할수록 일평균 음주량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20대가 6.6잔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30대 6.2잔, 40대 5.4잔, 50대 3.2잔 등의 순이었다.
음주 횟수와 음주량이 함께 줄면서 소비자들이 술을 마시는 트렌드도 달라졌다.
소비자들이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주류 트렌드'라고 인식하는 비중은 '편의점 구입'(85.5%), '홈술'(집에서 혼자 술을 마심·54.2%), '혼술'(혼자 집이나 주점에서 술을 마심·52.2%), '다양한 맛'(49.1%)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술을 적게 마시는 대신, 특정 제품이나 새로운 주종을 선택하는 등 소비도 세분화하는 추세다. 지난해 과실주의 국내 출고량은 1만 7000kL로, 2021년 이후 다시 1만 7000kL를 넘어섰다. 또 일반증류주(4000kL)와 과일을 발효해 증류한 술인 브랜디(31kL)의 작년 국내 출고량은 각각 2015년(5000kL)과 2017년(77kL) 이후 최대 수준을 나타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