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탑역 흉기난동 예고' 글 올린 20대, 국가에 1484만원 배상해야
2024년 9월 23일 오후 최근 흉기 난동 예고 글이 올라온 경기도 성남시 수인분당선 야탑역에서 경찰이 순찰하고 있다. 앞서 같은 달 18일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3일 오후 6시에 야탑역에서 흉기 난동을 벌이겠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연합뉴스
2024년 9월 23일 오후 최근 흉기 난동 예고 글이 올라온 경기도 성남시 수인분당선 야탑역에서 경찰특공대가 순찰하고 있다. 앞서 같은 달 18일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3일 오후 6시에 야탑역에서 흉기 난동을 벌이겠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연합뉴스
2024년 9월 당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야탑역 흉기 난동 예고 글'을 올려 장갑차와 경찰 특공대 등 대규모 경찰력이 동원되게 한 20대 작성자가 국가에 1400여만 원을 배상하게 됐다. 이는 경찰이 온라인 협박성 게시글로 인한 치안력 낭비에 책임을 묻기 위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이후 나온 법원의 첫 판결이다.
24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수원지법 민사22단독 장성신 판사는 국가가 20대 남성 A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1484만여 원을 지급하라"며 이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앞서 A 씨는 2024년 9월 18일 자신이 관리하는 한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 게시판에 "야탑역 월요일 날 30명은 찌르고 죽는다"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렸다. 이 게시물은 캡처된 형태로 SNS 등에 유포됐고, 경찰은 경기도 성남시 수인분당선 야탑역 일대에 경찰특공대와 장갑차를 배치하는 등 순찰을 강화했다. 범행 예고일에는 기동순찰대와 기동대, 자율방범대 등 180여 명이 동원됐고, 이후에도 동원 인력은 줄었으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경찰의 장기간 비상 순찰이 이어지면서 행정력 낭비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후 경찰은 국제 공조 수사 등을 통해 게시물 작성 56일 만인 같은 해 11월 A 씨를 체포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사이트를 홍보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 씨의 거짓 협박이 심각한 범죄일 뿐만 아니라 막대한 치안력 낭비와 시민 피해를 초래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경찰은 A 씨의 거짓 협박 글로 인해 현장에 투입된 경찰관들의 인건비, 초과근무 수당, 차량 유류비 등 총 5505만1000여 원의 행정 비용이 낭비됐다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청구금액의 약 27%에 해당하는 1484만여 원에 대해서만 A 씨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고 나머지 청구는 기각했다. 재판부가 청구액 중 일부만 인용한 구체적인 판단 이유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경찰 수뇌부는 이 같은 공중협박 행위에 대해 "엄중한 형사처벌은 물론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등 후속 조치를 적극 검토하라"며 엄정 대응 기조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 사건 피고인 A 씨를 비롯해 지난해 8월 일어난 '신세계백화점 폭파 예고' 소동 당시 글 작성자 B 씨를 상대로 사상 처음으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각각 제기했다. B 씨에게는 경찰이 1256만7881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상태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