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여는 시] 그리운 벌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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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후명(1946~)

곤충 채집통에 벌레들이 들어 있다

풀무치, 여치, 베짱이, 풍뎅이, 메뚜기, 방아깨비, 무당벌레……

이들이 여기 있다니

여름이 되어도 보기 어렵던 벌레들이었다

그리운 풀벌레들의 정겨운 이름을 외워본다

함께 사는 세상

어제오늘이 아니지 않은가

하지만 어느 해부터 보기 어렵던 그들

그들은 사라진 친구들처럼

이 세상에 이제 없는가

그들을 찾아 풀밭을 거쳐 콩밭까지 들어간다

누구는 벌써 치매를 앓는다는데

벌레들도 그래서 어디를 헤매고 있는 것일까

아픈 몸 뒤뚱거리는 걸음걸이로

벌레들의 그리운 이름을 불러본다

-시집 〈모루 도서관〉 (2026) 중에서

기후변화와 서식지 파괴로 인해 여름 곤충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는 생태계 먹이사슬 붕괴와 식물 수분 감소로 이어져 지구 환경과 먹거리 생산에 큰 위기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저 작은 곤충들의 다양한 세계가 무너지면 인간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건 자명한 일입니다. 작은 생명에 대한 시선, 노력하면 회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보지만 최근 27년 동안 비행 곤충의 75퍼센트가 사라졌다는 통계가 나오기도 합니다.

멸종생물들의 모습에서 우리의 가까운 미래를 추측해본다는 건 끔찍한 일입니다. 생태계의 기본 구성요소인 곤충이 사라지지 않도록 친환경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사라진 생명들처럼 사라진 친구들을 그리워하는 노시인의 회상 또한 존재의 그리움으로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신정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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