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대홍수 사망자 750명… 2차 홍수 우려 실종자 3000명 구조 난항
네팔 누와콧 지역 데비갓 지역의 홍수 피해 현장. AP 연합뉴스
네팔과 중국 국경을 잇는 히말라야 산악지대 대규모 홍수 발생 닷새째인 30일(현지 시간)까지 양국에서 확인된 사망자가 750명으로 늘었고, 실종자도 3000명을 넘어섰다. 구조의 ‘골든타임’인 72시간이 이미 지난 데다 2차 홍수와 산사태 우려, 기상 악화까지 겹치면서 생존자 수색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현지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한국인 9명도 여전히 연락이 끊긴 상태여서 정부가 헬기를 동원한 수색에 나섰다.
네팔 재난 당국은 이날 홍수로 인한 사망자가 734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매체가 보도한 티베트자치구 사망자 16명을 합하면 양국 사망자는 최소 750명이다. 실종자는 총 3044명으로, 네팔에서만 전날보다 500명가량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네팔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두산에너빌리티 직원 6명과 한국남동발전 직원 3명 등 한국인 9명도 여전히 연락이 끊긴 상태다.
정부는 이들을 찾기 위해 이날도 헬기 수색을 추진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정부합동 신속대응팀과 두산에너빌리티가 각각 임차한 헬기 1대씩 모두 2대의 운항을 계획하고 있다. 다만 현지 기상 상황과 수색·구조를 지휘하는 네팔군의 판단에 따라 운항 여부가 유동적이며 아직 허가는 나오지 않았다. 전날에는 정부 임차 헬기 1대가 두 차례 이륙했으며, 네팔 정부가 운용한 헬기를 제외하면 한국의 헬기만 이륙 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지역에서는 2차 홍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네팔 당국은 강물 수위가 다시 높아지자 구조대와 주민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중국 당국은 티베트 지룽 국경 관문 상류에 형성된 자연댐의 붕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관영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시짱(티베트)자치구 인민정부 신문판공실은 이날 티베트자치구 지룽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경 관문 핵심 지역 상류에 형성된 언색체(자연댐)는 이미 물이 넘쳐 빠져나가고 있다”라면서 “현재 전반적인 상태는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기존 자연댐 호수에서 약 2.8㎞ 떨어진 지점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새로운 자연댐 호수가 형성되면서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장에 투입됐던 구조 인력이 대피했으며 당국은 추가 붕괴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대홍수는 기후변화로 불안정해진 히말라야의 빙하와 암석이 대규모로 붕괴하면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 26일 랑탕리룽산 해발 5200m 지점에서 폭 600m 규모의 빙하와 암석이 계곡으로 무너지면서 규모 5.2 지진에 준하는 충격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쏟아져 내린 얼음과 암석은 하천을 막아 일시적으로 자연댐을 형성했고, 이후 이 둑이 터지면서 대량의 물과 토사가 렌데강에서 트리슐리강을 따라 하류로 한꺼번에 밀려가 대규모 홍수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네팔 정부는 이번 대홍수에 따른 피해 복구에 약 7조 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네팔 전체 경제 규모의 10%에 가까운 수준이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