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복귀했던 ‘서학개미’ 다시 미국 증시행
7~8월 개인투자자 9.7조 순매수
같은 기간 코스피 8.7조 넘어서
ETF ‘속슬’에 총금액 40% 몰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최근 두 달간 미국 주식을 10조 원어치 가까이 사들이며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매수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 집계 결과에 따르면 개인들은 지난달 1일부터 지난 27일까지 미국 주식을 70억 3879만 달러(환율 1380원 기준 약 9조 7135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순매수액 8조 7532억 원을 3000억 원 이상 웃도는 규모다. 코스닥 순매수액(1조 5717억 원)과 비교하면 약 6배에 달한다.
일명 서학개미로 불리는 해외 증시 투자자들은 지난 4월과 5월 양도세 감면 혜택 등으로 미국 주식을 팔고 국내 증시로 돌아왔으나, 6월 들어 순매수(6억 3296만 달러)로 다시 전환했다.
이어 지난달 한 달간 46억 4241만 달러를 사들였고, 이달에도 28일까지 23억 9637만 달러를 추가로 순매수하며 매수세를 이어갔다. 두 달간 매수 규모는 상반기 전체 순매수액 98억 6780만 달러의 약 70%에 해당한다.
이는 코스피가 지난 6월22일 9114.55로 역사적 고점을 찍은 뒤 조정 국면에 들어선 시점과 맞물린다. 8000대를 유지하던 지수는 7월 둘째 날 7000대로, 같은 달 중순에는 6000대까지 밀렸다.
반면 미 증시에서는 S&P500지수가 6월 말 7499.36에서 지난 27일 7730.99로, 나스닥지수도 같은 기간 26213.72에서 26541.35로 각각 올랐다.
두 달간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일간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ETF ‘속슬’로, 순매수액이 30억 632만 달러에 달했다. 전체 순매수액의 40%가 넘는 규모다.
이어 SK하이닉스 주식예탁증서(ADR)도 8억 1542만 달러어치 순매수됐고, 알파벳과 스페이스X도 각각 6억 4717만 달러, 5억 1496만 달러가량 매수세가 몰렸다.
반대로 엔비디아는 7억 4890만 달러 순매도됐고, 팔란티어(6억 1540만 달러)와 마이크론(3억 5393만 달러), 마이크로소프트(3억 2230만 달러)도 매도 우위를 보였다.
국내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6월 29일 132조 4696억 원에서 지난 26일 98조 9176억 원으로 33조 원 이상 줄었다.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달러 환전 부담이 줄어든 데다, 코스피 변동성 확대와 반도체 주도주 부진이 맞물리면서 개인 자금이 대체 투자처인 미 증시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