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식비 부담, 중산층·고소득층보다 더 크게 늘었다
2분기 식비 부담 1분위 30.3%
쌀·달걀 등 식재료 물가 급등 속
필수 소비량 크게 못 줄인 탓 풀이
폭염·폭우에 추석 전후 더 힘들 듯
올해 2분기 식료품 구입비와 외식비용을 포함한 저소득층의 식비 부담이 중산층·고소득층보다 더 크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식비는 필수 소비여서 물가가 올라도 소비를 줄이기는 힘든데, 저소득층은 한 가정의 한 달 지출 중 식비 부담이 가장 높았다.
30일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분기 전체 가구의 식비 지출은 월평균 89만 1000원으로, 1년 전보다 3.3% 증가했다.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은 43만 4000원 △외식 등 식사비는 45만 7000원이다.
소득을 5단계로 나눠 살펴보면, 하위 20∼40%에 해당하는 소득 2분위 식비 지출이 월평균 65만 7000원으로 6.9% 늘면서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2분위 다음은 1분위로 식비 지출이 6.1% 늘었다. 1분위는 월 평균 47만 3000원을 식비로 지출했다. 특히 1분위는 외식비가 18만 원으로 다른 소득계층에 비해 매우 낮았다.
이어 4분위는 월 평균 식비가 110만 8000원으로, 3.1% 증가했으며 3분위는 84만 1000원으로 2.0% 늘었다. 고소득층인 5분위는 137만 8000원을 지출해 증가율이 1.8%로 가장 낮았다.
외식비만 살펴보면 1분위는 월 외식비가 18만 4000원이고 5분위는 75만 5000원으로 절대금액의 차이가 매우 컸다. 5분위는 외식비가 식표품을 구입하는 비용보다 더 많았다.
이와 함께 한 달간 가정에서 지출하는 비용 중 식비 부담은 1분위가 30.3%로 가장 높았다. 1년 전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그 다음은 2분위로 27.2%였다. 5분위는 이 비율이 17.8%에 그쳤다. 소득 자체가 많기 때문에 식비를 많이 써도 그 비율은 크지 않은 셈이다.
이처럼 저소득층의 식비 부담이 커진 것은 먹거리 물가가 올랐지만, 이는 필수적인 소비여서 소비량을 크게 줄이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2분기엔 쌀(13.2%) 감자(11.1%) 파(10.0%) 간장(9.3%) 달걀(9.0%) 등 식탁에 자주 오르는 식재료들의 물가가 올랐다. 특히 달걀은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으로 공급 타격을 빚으면서 올해 내내 상승세가 가팔랐다.
또 삼각김밥(4.0%) 떡볶이(4.0%) 자장면(3.9%) 해장국(3.8%) 등 저렴한 외식 메뉴 가격도 많이 올랐다. 이들 외식메뉴는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인 3.0%보다 더 높다. 점심 한그릇에 1만 원을 훌쩍 넘기는 경우가 많아 저소득층의 어려움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김광석 경제연구실장은 “8∼9월에도 폭염·폭우와 추석 연휴 전이라는 시기적 요인으로 식료품 가격이 많이 오를 수 있다”며 “금리 인상까지 맞물려서 저소득층의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김정환 부연구위원은 최근 ‘물가 변화에 따른 가구 후생 변화 분석’ 보고서에서 저소득 1인 가구가 고물가 충격에 취약하다고 짚었다. 저소득 가구가 식료품, 주거비 등 필수재 중심의 소비 구조를 지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