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인망' 김태호·'세몰이' 김기현·'SNS' 안철수… 차기 당권 행보 '3인 3색'
국힘 PK 중진 물밑 경쟁
김태호, 여러 인사 접촉 '맨투맨식' 선호
박근혜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 방문 예정
김기현,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등 출범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하는 모임들 선호
안철수, 당내외 현안들에 전방위적 공격
SNS 통해 김기현·한동훈 등 비판하기도
PK 출신 국민의힘 중진들의 당권 경쟁이 물밑에서부터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김태호, 김기현, 안철수 의원. 연합뉴스
부산·울산·경남(PK) 출신 국민의힘 중진 의원 3명이 차기 당권을 둘러싼 물밑 행보를 넓혀가고 있다. 장동혁 대표의 임기가 1년가량 남아 아직 공식적인 당권 경쟁이 시작된 단계는 아니지만, 당 안팎에서는 연말을 전후해 차기 지도부 선출을 둘러싼 움직임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4선 김태호 의원과 5선 김기현 의원, 4선 안철수 의원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당내 기반을 다지고 대외 메시지를 강화하면서 ‘PK 당권 3인방’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세 사람 가운데 비교적 발 빠르게 당내 접촉면을 넓히면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은 김태호(4선) 의원이다. 그는 자신의 최대 장점인 ‘저인망식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여러 부류의 사람들을 다양하게 만나면서도 절처하게 맨투맨식 접근법을 중시한다.
그는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난데 이어 조만간 이명박 전 대통령과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미 국민의힘 소속 현직 의원은 물론 전직 의원들도 수십명 만났다. ‘합리적 보수’를 표방하고 있는 김 의원은 한동훈·이준석 의원 등 중도 진영의 인사들도 두루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이 공개석상에서 자신의 의견을 적극 피력하거나 페이스북에 자주 글을 올리는 것도 이전과 달라진 모습이다. 그는 지난달 비당권파 4명에 대한 중징계와 당협 위원장 직선제 문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쇄신은 사람을 쳐내는 것이 아니라 당을 바꾸는 것이고, 혁신은 반대파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반대파까지 함께 갈 수 있는 당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최근에는 “강성 지지층의 박수만으로 선거에서 이길 수 없고 우리와 생각이 다른 국민까지 품지 못하면 수권정당이 될 수 없다”고 장 대표를 강하게 공격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먼저 보여준다면, 여야가 진정성 있게 개헌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김기현(5선) 의원은 이른바 ‘세몰이 정치’에 주안점을 두는 모양새다. 김 의원은 당내 30명이 넘은 의원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는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을 만들어 다양한 행사를 펼치고 있다. 지난달 행사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참석해 축사를 하기도 했다. 과거에는 ‘새로운 미래(새미래)’란 조직을 만들어 활동했다. 새미래는 40여 명의 의원들이 회원으로 가입한 대규모 조직이었다. 지난달 박근혜 전 대통령이 참석한 ‘울산모임’에는 김 의원을 포함해 20여 명의 현역의원이 모였다.
그는 최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민의힘은 내후년 총선에서 반드시 과반을 차지해야 한다”며 “그래야 나라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가고 있는 무도한 이재명 정권의 폭주에 제동을 걸 수 있다”고 했다.
부산고를 졸업한 안철수(4선) 의원은 주로 ‘SNS 정치’에 의존한다. 그는 당내외 현안에 전방위 공격을 서슴지 않는다. 최근에는 2023년 전당대회에서 자신과 격돌했던 김기현 의원과 ‘파묘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안 의원은 김 의원이 장 대표의 ‘당원 중심 정당’ 정책을 비판하자 “당원은 뽑아 쓰고 버리는 휴지가 아니다”고 공격했다. 그는 한동훈 의원을 향해선 “우리 당에 얼씬도 말라”고 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선 “안 의원이 당권파로 전향한 게 아닌가”는 얘기가 나돈다.
권기택 선임기자 kt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