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예인선 침몰, 사고 원인과 관리 체계 공백 철저히 규명해야
항만 밖 원양예인 민간 계약·경험 의존
후진적 사고 재발 방지 컨트롤타워 시급
부산해양경찰서는 부산 오륙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된 예인선 티엔에스캐처호와 관련해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3일 밝혔다. 사진은 전날 예인선 전복 당시의 모습이 담긴 CCTV 영상 중 일부. 부산해양경찰서 제공
부산 오륙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예인선 티엔에스캐처호의 실종 선원 6명을 찾기 위한 수색이 엿새째 이어졌지만 7일까지 뚜렷한 진척이 없다. 사고 해역에는 높은 파도와 강풍이 몰아쳐 수중·항공 수색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구조 소식을 기다리는 실종자 가족들이 애를 태우는 가운데, 이 사고의 배경에 안전 기준과 관리 체계의 공백이 지목되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두 예인선의 홋줄 길이가 두 배 차이여서 이로 인한 장력·저항이 전복에 미친 영향이 초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게다가 밧줄 길이뿐만 아니라 선박 배치·속도·각도 등 현장 안전이 민간 업체의 경험에만 의존하는 구조가 드러났다. 관리의 사각지대였던 것이다.
원양예선은 항구에서 접·이안을 돕는 항만터그와 달리 항 밖에서 고장 선박이나 대형 구조물을 예인하는 데 투입된다. 사고 당시 티엔에스캐처호 등 3600마력급 2척이 투입돼 기관 고장으로 멈춘 총톤수 6만 6332t급 컨테이너선을 선수 쪽에서 끌고 있었다.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티엔에스캐처호의 홋줄은 100m였고 나머지 예인선은 200m 안팎이었다. 줄이 짧은 쪽에 장력이 먼저 걸리면 저항이 더 커질 수 있고, 위험 상황에서 줄을 풀거나 선박을 움직일 시간 여유가 줄어든다. 따라서 줄 길이의 편차는 일차적인 규명 대상이다. 이밖에 선박 간 속도, 각도, 수중 저항 등 사고 당시 상황을 과학적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더 심각하게 들여다볼 문제는 원양예선이 제도적 관리 체계 밖에 있다는 점이다. 항만터그에는 예선업협동조합의 배정 체계가 있지만 항만 외부는 해수청이나 항만공사가 승인하는 구조가 아니다. 행정기관의 역할은 출항·항행 과정의 VTS 통보·관제, 입항·선석 관리에 그치고, 선사나 선박 대리점이 민간 업체와 협의해 예인선을 수배하고 투입한다. 대형 선박을 다루는 고위험 작업 계획의 사전 심사나 현장 안전 지휘와 관련한 절차가 미비하고 책임 주체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민간 계약과 현장 경험에만 맡긴 결과, 인명사고가 발생했고, 재발할 가능성도 높다면 대책이 시급하다. 원양예선 업무를 관리 시스템에 포함해야 한다.
우선 실종자 수색과 원인 규명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여기서 끝내면 안 된다. 원양예선의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 기준과 통합 컨트롤타워를 마련해야 한다. 대상 선박의 규모와 고장 상태, 해역과 기상 조건, 예인선의 성능과 배치, 홋줄 길이, 속도와 변침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안전 심사 절차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실제 작업 조건을 반영한 시뮬레이션 훈련을 강화하고 예인선의 속도·위치·각도 등을 실시간 분석해 전복 위험 구간에 들어가기 전 경보하는 시스템 도입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세계적인 물류 항만에서 더 이상 후진적 사고가 재발해서는 안 된다. 안전에서 글로벌 1위가 되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