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넘는 ‘세기의 이혼’…스마일게이트 권혁빈 이혼소송 2.5조 분할 판결
재산 분할 2.5조 규모
배우자 기여도 35% 판단
원고 위자료 청구는 기각
권혁빈 CVO. 스마일게이트 제공
'로스트아크' 등 인기 게임을 개발한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권혁빈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가 배우자와 이혼하라는 1심 판결을 받았다. 재산분할 규모는 약 2조 5500억 원으로, 공개된 이혼소송 재산분할 판결 중 최대 규모다.
서울가정법원 가사3부(재판장 정동혁)는 9일 권 CVO의 배우자 이 모씨가 낸 이혼 및 재산분할 청구 소송에서 두 사람이 이혼하라고 판결했다. 권 CVO가 보유한 스마일게이트 등 주식의 35%를 배우자에게 넘기고 현금 650억 원도 지급하라고 했다. 이 씨가 2022년 11월 소송을 제기한 지 약 3년 10개월 만이다. 원고가 요구한 위자료 청구는 기각했다.
재판부는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이혼할 수 있도록 한 민법 840조 6호를 적용했다. 두 사람 사이 갈등이 발생하고 심화된 과정, 관계 회복 가능성을 검토한 결과 혼인 관계가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파탄됐다고 봤다. 파탄의 책임은 두 사람 모두에게 있고 정도도 비슷하다고 판단했다.
두 사람은 대학 시절 만나 2001년 결혼했다. 권 CVO는 이듬해 스마일게이트를 세웠다. 이씨는 회사 설립 당시 지분 30%를 보유하고 2002년 7월 대표이사로 등기되는 등 창업 초기 일부 관여했다. 이후 이씨가 자녀 교육을 위해 싱가포르에 거주하면서 장기간 별거해왔다. 구체적인 혼인 파탄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법원이 인정한 권 CVO의 순재산은 스마일게이트 주식 가치 7조 1409억 원을 포함해 약 7조 3375억 원이다. 이 가운데 권 CVO 몫은 65%, 이씨 몫은 35%로 정해졌다. 재판부는 스마일게이트의 설립과 경영 과정에서 권 CVO 개인의 사업 능력과 경영 판단이 회사 성장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고 봐 그의 기여도를 더 높게 인정했다. 다만 이씨가 초기 지분을 보유하고 임원으로 등기됐던 점, 장기간 가사·양육을 담당한 점, 혼인 초기 이 씨 가족의 경제적 지원이 있었던 점도 함께 고려했다.
재판부는 주식과 현금을 함께 지급하는 방식으로 재산을 나누도록 했다. 약 2조 5500억원을 모두 현금으로 지급하려면 권 CVO가 비상장 상태인 스마일게이트 주식을 처분해야 해 자금 마련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참작했다. 권 CVO가 현재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35%를 넘기더라도 회사 지배권을 잃을 위험은 없다는 점도 근거가 됐다.
미성년 자녀의 친권자와 양육자는 이 씨로 지정됐다. 권 CVO는 자녀가 성년이 되기 전날까지 매달 양육비 200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
권 CVO 측 법률 대리인은 선고 후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고 본 판단은 아쉽지만, 위자료 청구를 기각한 것은 재판부도 권 CVO의 귀책 사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이해한다"며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씨 측 대리인은 "법원 판결을 존중한다"고 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