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국정조사 일단 출범, 순항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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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열린 '국정원 댓글 의혹사건 등의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첫 전체회의에서 새누리당 위원들이 민주당 일부 의원의 위원자격을 문제삼아 회의를 거부,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박희만 기자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가 2일부터 시작됐지만 몇몇 쟁점에 대한 여야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순항 여부는 불투명하다.

회의 공개·증인 채택 등
여야, 쟁점 이견 못 좁혀

■오늘 첫 전체회의 일단 '출항'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2일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민주당 신기남 의원을 위원장으로, 여야 간사에는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과 민주당 정청래 의원을 각각 선임했다.

이번 국정조사는 오는 8월15일까지 총 45일간의 활동 기간 동안 △국정원 전·현직 직원의 대선개입 의혹 △경찰의 축소 의혹 △국정원 여직원에 대한 인권침해 여부 등을 조사범위로 정하고 있다.

그러나 여야는 여전히 핵심 쟁점에 대해 팽팽히 맞서고 있어 실질적인 성과를 이뤄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우선 특위위원 18명 가운데 국정원 사건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의원들에 대한 자격 문제를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국정원 여직원 인권유린 혐의로 고발된 민주당 김현·진선미 의원의 배제를, 민주당은 NLL 논란을 사실상 촉발시킨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의 불참을 각각 요구하고 있다.

특위 회의의 공개 문제도 실시계획서 합의까지 여야가 정리해야할 사안이다.

민주당은 국회법에 따라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만큼 당연히 공개로 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새누리당은 "국정원 전·현직 직원은 직무상 취득한 정보를 누설할 수 없게 돼 있다"면서 비공개를 주장하고 있다.


■여야 초점 달라 정쟁전락 우려

정상회담 대화록 사전유출 의혹을 국조 대상에 포함할지도 계속 논란이다.

새누리당은 국정원 댓글사건으로 범위가 국한돼야 한다며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당연히 대화록 사전유출 의혹을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

증인 채택 문제도 간단치 않다.

새누리당은 민주당 문재인 의원과 '매관매직'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했던 김부겸(당시 공동선대본부장) 전 의원을 증인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민주당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 남재준 국정원장,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댓글 의혹의 당사자인 국정원 여직원 등이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대화록 사전입수 의혹을 받는 새누리당 김무성, 정문헌 의원, 권영세 주중대사 등의 증인 채택도 압박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가 겨냥하고 있는 국정조사의 포인트가 달라 정쟁만 벌이다 흐지부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새누리당은 국정원 댓글사건 과정에서 민주당의 '매관매직 의혹'과 국정원 여직원에 대한 '인권유린'을 정조준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민주당은 국정원의 조직적 선거개입 여부, 나아가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와 관련한 국정원·새누리당 사이의 연계 의혹을 파고들 것으로 관측된다. 박석호 기자 psh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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