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적조 심상찮다 … 벌써 수십만 마리 폐사
여름 불청객, 올해 적조의 기세가 심상찮다.
예년보다 일찍 발생한데다 폭염 속 무서운 속도로 확산돼 현재 남해안 대부분 해역이 유해성 적조 영향권 아래 들어가 남해안 일대 양식어장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22일부터 적조경보가 발령되면서 유해성 적조 개체수가 급증하는 가운데 경남 남해안 양식장에서는 벌써부터 물고기가 떼죽음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전년보다 12일 일찍 발령
폭염 속 확산 속도 빨라
남해안 일대 양식장 비상
도, 실태 조사·대책 논의
24일 통영시 산양읍 곤리도 김복우(56) 씨의 양식장에서는 출하를 눈앞에 둔 참돔 6만 마리 중 3만 마리가 죽어 수억원대의 피해가 났다. 이날 남해군 미조항 일대 양식장에서도 참돔 치어 수만마리도 폐사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지난 18일 올해 첫 적조주의보가 발령된 후 25일 현재 피해신고는 20여 건으로 급증했고, 양식장이 몰려 있는 산양, 욕지 일대 양식장에서 참돔 쥐치 등 어류 수십만 마리가 폐사해 당국이 현장실태조사에 나섰다. 시간이 갈수록 유해성 적조생물인 코클로디니움 개체수가 ㎖당 기준치(300개체)의 10배를 넘어서는 등 적조 밀도도 높아져 피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국립수산과학원 조사 결과, 24일 통영 욕지도~학림도~곡용포~산양읍 해역의 코클로디니움 개체수는 ㎖ 당 500~7천500 개체, 남해 서상 ~ 평산~서상 해역은 300~2천500 개체, 거제 남부 가배 ~ 장사도~여차 해역은 1천40~3천980 개체에 이르렀다.
남해군 남면∼미조면 주변과 통영시 산양읍 오비도, 거제시 장사도∼쌍근 해역에는 고밀도 적조가 분포해 있고, 사량도 주변과 고성 하일∼삼사면 내면 해역에도 적조띠가 폭넓게 분포했다.
이에따라 윤한홍 행정부지사가 위원장인 경남도 적조대책위는 이날 도 소속 어업기술지도선 선상에서 올해 적조피해 대책을 보고 받고 수산과학원, 해경, 수협 등 각 기관별 협조사항과 적조피해 예방대책 등을 논의했다.
통영, 거제, 남해군 등 도내 일선 시군은 황토를 가득 실은 방제선과 장비를 동원, 양식장이 밀집돼 있는 해역 일원에 황토를 살포하는 등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그러나 올해는 적조주의보가 지난해보다 12일 일찍 발령됐고, 유해성 적조생물인 코클로디니움의 증식과 확산이 빨라 당국과 양식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있다.
수과원은 지난 18일 적조주의보를 발령했는데 나흘 만인 지난 22일 오후 적조경보로 강화 발령했다.
현재 적조경보는 전남 고흥군 내나로도 동측∼경남 거제시 지심도 동측까지 남해안 대부분 양식장 밀집 해역에 발령된 상태다.
수과원 측은 "올해 적조는 그 활력과 성장속도가 최근 몇년간 소규모로 단기간에 나타났던 발생상황과는 달리 여름 끝까지 지속적으로 중규모 이상으로 분포범위를 넓혀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선규 기자 sunq17@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