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징역 20년 선고] 12개 혐의 '공모' 판단… '공모자' 박근혜도 중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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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 초유의 대통령 탄핵을 몰고 온 국정농단 사건의 주범이자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씨가 13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에서 징역 20년·벌금 180억원을 선고 받고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는 '40년 지기'로 알려져 있다. 그런 두 사람이 '경제공동체'를 형성해 국정농단의 주역이 됐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이 때문에 최 씨에 대한 중형 선고는 사실상 박 전 대통령의 선고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30억 원 상당 뇌물 혐의에 더해
직권남용·강요도 '朴 관련성' 인정
朴에겐 '靑 문건 유출' 등 추가 혐의
崔보다 무거운 형량 나올 가능성도

崔, 재판 내내 체념한 표정 유지

■비선실세에서 징역 20년 선고까지

최 씨는 박근혜 정부 초창기까지만 해도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다. 당시 야권 등에서 정부의 비선실세로 지목한 이가 최 씨의 전 남편 정윤회 씨였을 정도였다.

하지만 2016년 9월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및 운영에 최 씨가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곧 박 전 대통령의 연설문까지 수정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온 국민의 시선이 최 씨에게 향했다. 당시 독일에 있던 최 씨는 그해 10월 30일 귀국해 다음 날 긴급체포됐다.

최 씨가 체포된 뒤 안종범 전 수석, 정호성 전 비서관 등 청와대 관계자들이 줄줄이 검찰에 소환됐고, 체포 20여일만에 최 씨는 미르·K스포츠재단과 동계스포츠영재센터 등에 대기업이 지원금을 출연하도록 압박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 사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출범해, 최 씨가 딸 정유라 씨를 이화여대에 부정 입학시키고 학점관리에 특혜를 준 혐의가 추가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혐의는 항소심까지 진행돼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상태다.

국정농단 사태로 재판을 계속 받아온 최 씨는 지난해 12월 모든 심리가 마무리됐다. 그동안 모두 114회의 재판이 진행됐다.

최 씨가 그동안 쏟아낸 발언도 논란과 화제를 불어왔다. 지난해 1월 특검팀에 호송되면서 "자백을 강요하고 있다. 이것은 너무 억울하다"고 고성을 지르는 영상이 공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재판에선 갑자기 대성통곡하며 "못참겠다. 죽여달라"고 외치기도 했으며, 12월 결심공판에서 검찰이 징역 25년형을 구형하자 "아~~~"라고 고성을 지르는 등 흥분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때로는 재판 중 검사나 증인을 매섭게 째려보기도 했다. 이런 행동에 대해 재판부는 판결문에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가 없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명시했다.

■박 전 대통령도 중형 불가피할 듯

최순실 씨가 1심에서 징역 20년의 중형을 선고받으면서 박 전 대통령의 중형 선고 가능성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법조계는 검찰의 구형량인 징역 25년보다는 미치지 못하지만, 일부 무죄 사안을 고려하면 재판부가 사실상 가능한 최대치의 형을 선고했다고 보고 있다. 또 박 전 대통령과의 유죄 부분의 공모도 대부분 인정돼, 박 전 대통령 역시 상당히 높은 징역형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1심 재판부는 최 씨가 삼성의 코어스포츠 용역비와 말 구매비·보험료 등 72억9000여만 원, 롯데그룹의 K스포츠재단에 하남 체육시설 건립 비용 명목으로 추가로 70억 원 지원, SK그룹의 K재단의 해외전지훈련비 등 89억 원 등 230억 원이 넘는 금액을 모두 뇌물로 보았다. 이 뇌물은 박 전 대통령과의 친밀함을 내세워 수수한 것들이다. 재판부는 뇌물 뿐만 아니라 각종 직권남용이나 강요 혐의에도 박 전 대통령이 공모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최 씨의 혐의사실 18개 중 12개에서 박 전 대통령과의 공모 관계가 인정됐다.

게다가 박 전 대통령은 문화·예술계 지원배제나 청와대 문건 유출 등의 혐의도 받고 있어, 더 무거운 처벌이 내려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재판부는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모금과 관련해 "대통령의 직권을 남용해 기업체에 출연을 강요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박 전 대통령의 책임을 판결문에 명시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최 씨는 매우 덤덤한 표정으로 임했다. 오후 2시 10분 피곤한 기색으로 재판장에 들어섰고, 이후에도 체념한 듯한 표정을 유지했다. 다만 2시간 20분가량 재판이 이어지자, 답답한 듯 고개를 젖혀 천장을 보거나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안았을 뿐이다. 이전 재판에서 보이던 돌발행동은 이날 보이지 않았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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