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후보-안철수 단일화’ 여부, 박빙 대선 레이스 ‘최대 변수’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일 대권 레이스에 합류하면서 내년 3·9 대선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정의당 국민의당 여기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새로운 물결’(가칭)까지 5자 구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오는 5일 확정 예정인 국민의힘 대선 후보 간 초박빙의 대결이 예상되는 까닭에 ‘캐스팅 보트’로 제3 정당 소속 후보들이 떠오르는 모습이다.
안철수 대표 1일 대선 출마 선언
거대 여야, 절대 강자 없는 상황
제3지대 후보들 ‘캐스팅 보트’
국힘 주자들, 안과 ‘연대’ 피력
단일화 필수불가결 관측 지배적
심상정·김동연은 ‘완주’ 의지
안 대표는 이날 국회 잔디광장 분수대 앞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5년마다 반복되는 악순환에서 탈출하기 위해 ‘판을 갈아야 할 때’”라면서 세 번째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제까지 대통령 당선만 되면 국민들에게 철석같이 지키겠다고 했던 약속은 사라졌다. 이런 거짓의 정치는 끝내야 한다”면서 대통령 임기 중반 국민에게 중간 평가를 받겠다는 ‘깜짝 공약’도 공개했다.
이날 안 대표의 출마 선언으로 내년 대선에 거대 양당을 제외한 제3지대 후보가 3명이 됐다. 정치권에서는 이들의 당선 가능성은 높지 않게 보면서도 파급력에는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 간 가상 양자 대결에서 한 자릿수 지지율 격차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본선에서도 유사한 구도를 보일 것이란 판단에서다. 결국 제3지대 후보들의 득표율과 단일화 여부에 따라 내년 대선 승부가 갈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단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민주당과의 단일화 가능성이 낮다. 이미 심 의원은 수차례 민주당과의 단일화에 선을 그은 바 있으며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스페이스쉐어에서 열린 정의당 전국위원회에서는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단일화는 역사적 시효가 끝났다”며 단호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 전 부총리도 마찬가지다. 그 또한 여러 번 거대 양당이 독식하는 우리나라의 정치적 구조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기 때문이다.
반면 안 대표에게서는 조금 다른 기류가 감지된다. 그는 출마 선언에서 단일화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완주하겠다”며 일축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안 대표와 국민의힘 후보 간 단일화는 필수불가결한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안 대표 지지율로는 대권을 손에 쥘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데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그의 지지층이 절실하기에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까닭에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은 안 대표와의 연대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1일 경기 수원시 국민의힘 경기도당에서 열린 국민캠프 경기도 당협위원장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 대표와)소통하고 있다”며 “서울시장 선거 때 안 대표가 출마해서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주셨고, 이후 단일화에 응하신 뒤 그 결과에 승복해 열심히 도와주셔서 우리 당이 정권 교체에 희망을 품게 된 데 큰 역할을 해 주셨다”고 치켜세웠다. 홍준표 의원도 같은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9월 초에 안 대표를 만났다면서 “분리해서 대선 출마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고 안 대표도 거기에 동의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합당을 한다는 건 난센스라고 본다. 합당은 하지 않고 가치동맹을 해야 된다”며 “과거 DJP 연대 하듯이 세력 대 세력을 연대해서 공동 정부를 창출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유승민 전 의원도 지난달 31일 대구시당에서 “안 대표와 바른미래당을 같이 해 본 경험이 있어 그분을 잘 안다”며 자신이 국민의힘 후보로 선출되면 즉각 단일화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이 앞선 합당 과정에서 이견만 확인한 채 결렬된 바 있어 단일화 과정은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여기다 안 대표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대선 국면에서 일정 역할을 맡을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껄끄러운 관계인 만큼 여러 난관이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