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물가 상승 내년에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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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의 물가 급등 현상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세계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올랐다. 이는 1990년 12월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도 4.6%로, 최근 30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자재 상승 탓… 전 세계 경제 위협
중남미·아시아 등 빈곤층 끼니 걱정
Fed는 “가을께 종료” 기존 전망 번복
바이든, 물가 하락 대책 마련 지시


중국의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5% 상승했다. 통계 집계를 시작한 1996년 이후 25년 만의 최고 상승률이다. 시장 전망치인 12.4%도 웃돌았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의 물가 상승, 공급 감소는 전 세계 인플레이션을 압박할 수 있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브라질에서도 고공행진 하는 연료값이 물가를 끌어올리는 상황이다. 이날 브라질 국립통계원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최근 12개월 브라질 물가 상승률은 10.67%로 나타났다. 2016년 1월 이후 약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물가 상승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연방준비제도(Fed)는 올봄 본격화한 인플레이션이 이때쯤이면 끝날 것으로 예상했었지만, 최근 들어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2분기나 3분기에 물가가 하락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촉발된 전 세계 물가 상승, 공급 대란이 계속되면서 각국에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올해 천연가스 가격이 5배나 오른 영국에서는 빈곤층뿐 아니라 평범한 직장인들의 푸드 뱅크(무료로 음식을 얻는 곳) 방문이 늘고 있다. WSJ 등에 따르면 빈부격차가 큰 중남미·아시아 지역에서도 물가를 감당하지 못해 끼니를 거르는 빈곤층 가정이 속출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물가상승 추세를 뒤집는 것이 최우선 사안”이라며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에 물가 하락을 위한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미 연방거래위원회에는 시장 조작, 바가지요금에 대한 단속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가 상승 압박이 지속되면서 연준이 내년 여름께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이승훈 기자·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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