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가격 오르자 ‘농산물 ETF’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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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에너지 대란에 따른 비료 가격 상승, 작황 부진 전망 등의 영향으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농산물 가격의 강세는 바로 농산물 가격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의 강세로 이어진다. 특히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이를 헤지(위험회피)하기 위한 투자수단으로 농산물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에너지 대란으로 비료 가격 급등하고
작황 부진 전망되면서 농산물값 급등
인플레이션 위험회피 수단으로 관심
‘DBA’ 박스권 돌파 7거래일 연속 상승
국내 상장 농산물 ETF도 최근 상승세


■농산물 ETF ‘DBA’ 7거래일 연속 상승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농산물 ETF ‘인베스코 DB 아그리컬처 펀드’(DBA·Invesco DB agriculture Fund)는 이달 17일(현지시각) 20.11달러에 장을 마감하면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날까지 연속 7거래일 상승을 기록하면서 약 6개월간 지루하게 지속하던 박스권을 돌파한 것이다. DBA는 다음 날인 18일 장중 20.23달러까지 상승했지만 이내 조정을 받고 20.02달러로 장을 마감했고, 19일 소폭 올라 20.07로 거래를 마쳤다.

DBA는 인베스코가 운용하는 ETF로, 밀과 콩, 옥수수 등 곡류부터 설탕과 커피, 코코아 등 농산물 그리고 소고기, 돼지고기 등 축산물을 포함한 다양한 농·축산물 선물에 분산투자 하는 대표적인 농산물 ETF다.

최근 한 달 수익률은 4.71%(18일 종가 기준), 최근 6개월 수익률은 8.75% 수익률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30%가 올랐다.



■인플레 가능성, 작황 부진 우려 등 원인

농산물 관련 금융상품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당연히 농산물 가격이 상승한 덕분이다. 그럼 농산물 가격은 왜 오르나?

우선 에너지 대란으로 인한 비료 가격 인상을 들 수 있다. 밀과 옥수수, 면화 등의 경작에 사용하는 요소비료의 주된 원료가 천연가스와 석탄이기 때문이다. 최근 비료의 주된 원료인 천연가스와 석탄 가격이 치솟으며 주요 업체들이 비료 생산량을 줄이면서 비료 수급이 빠듯한 상황이다. 현재 미국 겨울 밀과 남미 지역 옥수수가 작황기에 접어든 시점이라 향후 농가의 비용 부담이 농산물 가격을 자극할 수 있으며 작황에도 빨간불이 켜졌다는 진단이다. 이상기후도 악재다. 이달 들어 해수면 온도가 다시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겨울 농산물 작황에 영향을 줬던 라니냐가 재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거기에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겹치면서 농산물 가격 상승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실제 최근 발표된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6.2%나 뛰면서 1990년 이후 3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물가 급등에 놀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물가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하겠다는 성명을 내면서 오히려 인플레이션 우려에 불을 붙였다.



■해외투자 낯설다면 국내 농산물 ETF로

농산물 가격이 당분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농산물 ETF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해외 투자가 낯설다면 국내 시장에 상장한 ETF를 통해서도 농산물에 투자할 수 있다. 국내 시장에 상장한 농산물 ETF 역시 최근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KODEX 3대 농산물 선물 ETF’는 지난달 15일 이후 한 달간 8% 가까이 올랐고, ‘TIGER 농산물 선물 Enhanced ETF’도 7% 넘게 상승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3대 농산물 선물 ETF’는 ‘S&P Grains Select Index ER 지수’를 추종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에 상장한 옥수수와 콩, 밀 선물 가격에 연동하는 상품이다. 순자산 규모는 100억 원가량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농산물 선물 Enhanced ETF도 KODEX 3대 농산물 선물 ETF와 마찬가지로 S&P Grains Select Index ER 지수를 추종한다. 그러나 KODEX 3대 농산물 선물 ETF와 달리 세 가지 곡물 외에도 설탕 선물을 추가로 담았다. 순자산은 281억 원 규모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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