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 변이 ‘오미크론’ 세계 확산, 기로에 선 위드 코로나
코로나19와 만 2년째 사투 중인 상황에서 ‘오미크론’이라는 더욱 강한 새 변이 바이러스가 아프리카에서 나왔다고 한다. 안 그래도 최근 세계적으로 확진자가 다시 급증세인 마당에 기존 바이러스보다 몇 배 더 센 오미크론까지 출현하면서 전 세계가 공포에 떨고 있다. 벌써 유럽 등 각국은 아프리카발 입국자를 봉쇄하기 시작했다. 오미크론 소식에 지난주 글로벌 증시도 폭락했다. 방역과 일상이 공존하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으로 가고 있는 세계 흐름에도 큰 타격이 우려된다. 우리나라 역시 연일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가 최대치인 상황에서 오미크론 소식은 악재 중 악재다. 당장 위드 코로나의 지속 여부가 기로에 섰다.
델타 바이러스보다 전파력 훨씬 강해
각국 초비상… 방역 등 새 방향 필요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은 지난달 아프리카의 보츠와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지에서 처음 발견됐다고 한다. 아직 분석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전문가들은 주류인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더 강하고 기존 백신을 무력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현재 오미크론이 집중적으로 보고 중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선 하루 확진자 수가 최고 수십 배 가까이 폭증했다. 오미크론은 발견 한 달 만에 아프리카를 벗어나 영국, 독일 등에서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화들짝 놀란 유럽 각국이 앞다퉈 입국제한 조치를 대폭 강화하고 있는 이유다. 앞으로 국경 통제는 더 엄격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하니, 이래저래 세계는 또 우울한 연말을 맞게 될 모양이다.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사정도 현재 칼날 위에 서 있는 형국이다. 최근 신규 확진자 수가 5일 연속 4000명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는데, 위중증 환자·사망자 수는 28일 또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 이후 좀처럼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26일 예정했던 코로나19 종합대책 발표를 29일로 미룬 것도 최근 상황의 심각성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판국에 오미크론의 국내 유입은 걷잡을 수 없는 새로운 혼란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정부는 오미크론 차단을 위해 아프리카에서 오는 방문객에 대해 한층 강화된 입국 제한 조처를 해야 한다. 우물쭈물하다가 국내 방역망이 무너지는 수가 있다.
엄혹한 국내 상황에 더해 새 변이 바이러스까지 등장하면서 단계적 일상회복은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현재 추세만 보면 일상회복 2단계 진행은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다. 일부에선 2단계는커녕 이러다가 다시 예전의 통제된 생활로 되돌아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이 시점에서 29일 청와대에서 열릴 특별방역점검회의가 매우 중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4주간의 1단계 시행을 점검하고 새 대책을 논의한다고 하는데, 위드 코로나가 기로에 선 만큼 방역과 국민경제 회복 관점에서 근본적인 정책 판단이 필요할 때다. 그런 다음 명확한 대국민 메시지를 내놔야 한다. 우리 국민의 올해 연말이 여기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