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특수형태근로자 5만 명… 1년 새 50.6%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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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배달하는 오토바이 기사들. 부산일보DB

올해 초 직장을 그만둔 A(26) 씨는 최근 오토바이를 빌려 배달 기사 일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자투리 저녁 시간을 활용해 용돈벌이나 할 생각이었지만, 배달 횟수가 늘수록 수입도 늘다 보니 얼마 전부터는 아예 배달이 몰리는 점심 무렵부터 저녁까지 ‘풀타임’ 근무를 하고 있다.

28일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20대 특수형태근로자(특고)는 5만 명으로, 1년 전(3만 3000명)보다 1만 7000명(+50.6%) 증가했다.

배달기사·대리운전·간병인 등
‘자발적 일자리 선택’ 70.8%
20대 비정규 기간제 78만 육박
1년 새 12만 2000명 증가해

특고는 개인적으로 모집·판매·배달·운송 등의 업무를 통해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일을 한 만큼 소득을 얻는 근로자다. 일명 ‘라이더’라 불리는 배달 기사 등 퀵서비스 기사, 대리운전 기사, 캐디, 간병인, 가사도우미, 수하물 운반원, 중고차 판매원 등이 특고에 포함된다.

20대 특고 가운데 자발적인 사유로 일자리를 선택한 사람은 3만 5000명(70.8%)에 달했다. 학업·학원 수강·직업훈련·취업 준비 등을 병행하기 위해, 육아나 가사 등을 병행하기 위해, 경력을 쌓아 다른 직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일자리를 선택한 경우다. 근무시간을 신축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서, 노력한 만큼 수입을 얻을 수 있어서, 근로조건에 만족해서 특고 일자리를 선택한 경우도 여기에 포함된다.

반면 비자발적 사유로 특고가 된 사람은 1만 5000명(29.2%)이었다. 당장 수입이 필요한 경우나 원하는 일자리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지금의 일자리를 선택한 경우 등이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특고 일자리가 무조건 나쁜 일자리는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청년들이 원하는 양호한 일자리라고 보기는 어려운데, 최근 어려운 경제 상황이 이어지며 그나마 특고가 청년층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로 제공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20대 비정규직 가운데 기간제 근로자는 77만 8000명으로 1년 새 12만 2000명(18.6%) 늘었다. 기간제 근로자는 정규직 근로자와 달리 근로 계약 기간을 미리 정해놓고 일하는 근로자인데, 전체 비정규직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계약 기간을 정하지는 않았으나 계약을 반복적으로 갱신해 가며 근무하는 20대 비기간제 근로자는 4만 9000명이었다.

이미 정해진 고용 계약 기간이 끝나거나 현재 일자리에서 원래 일하던 정규직 근로자가 복귀하는 등의 이유로 조만간 일을 그만둬야 한다고 응답한 20대 비정규직 근로자도 7만 8000명에 달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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