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도 수리하라니… 교사들 정보업무 폭증에 불만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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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교육 현장에서 원격수업 등 정보 관련 업무가 폭증하면서 해당 분야 교사들의 불만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교사노조는 29일 부산지역 일선 학교 정보 담당 교사 대다수가 코로나 사태 이후 기자재 관리 등 교육과 상관없는 격무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부산교사노조 400여 명 설문
‘교육 무관한 일 힘들어’ 73.1%
‘시교육청 지원 불만족’ 85.8%

부산교사노조가 최근 초·중·고 교사 4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보관련 업무의 가장 힘든 점’(복수 응답)으로 응답자의 73.1%가 ‘기자재 관리, 예산 집행 등 정보 교육과 무관한 일’을 꼽았다. 이어 ‘기기 관리에 대한 부담감’(50.0%), ‘관련 업무 처리로 수업시간 방해’(42.0%) 등이 뒤를 이었다.

또 대부분의 학교에서 스마트기기 배부와 관리, 그린스마트스쿨 사업(교실 와이파이와 태블릿PC 등 보급)을 정보부장·담당 교사가 맡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원격수업과 그린스마트스쿨에 대한 시교육청 지원의 만족도를 묻는 질문엔 ‘불만족’이 85.8%(매우 불만족 58.7%, 불만족 27.1%)에 달했다.

설문에 참여한 A 교사는 “수업시간에 다른 반 기기 문제까지 처리하다 보니 우리 반 아이들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다”고 호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부산시교육청이 지난해 초 코로나로 인한 원격수업용으로 배부한 태블릿PC 2만 대에 대해 수리, 교체 등 원상복구를 한 뒤 반납할 것을 요구하면서 담당 교사들의 불만이 거세다. B 교사는 “교육학을 공부할 게 아니라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을 따둘 걸 후회하고 있다”며 “식당매니저가 요리사한테 와이파이를 설치하고 인터넷까지 관리하라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전체 기기 수가 너무 많아 교육청에서 담당하기엔 힘든 측면이 있다”며 “구성 부품 구입 등 학교 측에서 하기 번거로운 부분은 양품화 업체를 통해서 진행할 수 있도록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교사노조 윤미숙 위원장은 “교사들의 행정 업무 문제에 대해 시교육청은 학교장 재량을 내세워 차일피일 미루고만 있다”며 “블렌디드 교실, 스마트 스쿨 등 정보 분야 업무가 갈수록 많아지면서 정보 담당 교사 개인은 물론 학생에게까지 피해가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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