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태화강에 처음 온 진객 호사비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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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 제448호인 ‘호사비오리’가 울산 태화강에서 겨울을 나는 모습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울산시는 이달 6일 오전 10시 태화강 중상류 울주군 언양읍 구수리에서 먹이 활동을 하는 호사비오리 수컷 한 마리를 발견했다고 12일 밝혔다.

울산 남구 철새홍보관 김성수 관장은 “옆구리 비늘 모양과 부리, 검은색 댕기 특징을 봐서 호사비오리가 맞다”고 확인했다. 환경부 철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겨울을 보내는 호사비오리는 100마리 미만으로 추정된다.

멸종위기생물 1급·천연기념물
“중국 동북부 등 서식… 드문 일”

박찬열 국립산림과학원 박사는 “호사비오리는 백두산 산지, 중국 동북부 아무르 유역, 러시아 우수리 유역 등 원시림 계류 활엽수 나무 구멍에서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울산 태화강까지 내려온 것은 드문 일로, 매우 귀한 새가 찾아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중국 후난성 원강에서 월동 생태를 분석한 중국 측 연구를 보면, 호사비오리는 자연형 하천에서 조약돌 사주(모래나 자갈로 이뤄진 퇴적 지형)와 얕은 여울이 중요한 서식지로 밝혀졌고, 국내 산간 계류 등에서도 월동 가능성이 상당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모니터링 지역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호사비오리는 강원도 철원지역 하천과 북한강, 한강, 충남 대청호, 춘천 인근 북한강, 경남 진주 남강, 전남 화순 지석천과 구례 섬진강 인근 소하천 등에 소수가 도래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이 국제철새 도시로 지정받은 해에 희귀한 철새가 목격된 것은 태화강 환경이 나아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이번에 발견한 호사비오리 수컷은 다른 종인 ‘비오리 암컷’과 함께 활동하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했다. 비오리는 흔한 겨울철새로 암컷은 부리 끝이 아래로 휘어지고 검은 점이 호사비오리 암컷과는 차이를 보인다. 김성수 관장은 “비오리의 경우 울주군 언양읍 반천리까지 확인되고 있는데, 드문 일이긴 해도 다른 종들과 함께 먹이 활동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울산시 환경정책과 윤석 주무관은 “이번 관찰 현장에서 수컷이 발견된 이상 호사비오리 암컷도 함께 먹이 활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전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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