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출 절벽' 자영업자 울리는 부산은행 '이자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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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서민들의 허리가 휘는 와중에 BNK부산은행이 저신용자에 대한 ‘이자 장사’를 벌인 것으로 보도됐다. 에 따르면 부산은행의 9~10등급 저신용자 신용대출 금리(지난해 12월)는 10.51%로 1년 전보다 5.05%포인트(P) 상승해 은행연합회 소속 은행 13곳 중 가장 높다고 한다. 이는 2금융권 대출 연 10%를 웃도는 고금리 수준이다. 부산은행은 일반 신용대출 평균 금리도 4.90%로 1년 전보다 2.02%P 올리는 등 이자 놀이를 벌여 왔다. 최근 금융권에서 저신용자를 돕기 위해 신용대출 금리를 낮추거나 동결하는 분위기에서 부산은행만 역주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저신용자 신용대출 금리 10.51%
지역 대표 금융기관으로 자성해야

부산은행이 대출금리를 집중적으로 올린 저신용자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취약계층이 대다수다. 이런 와중에 지역 대표은행인 부산은행은 한계에 다다른 저신용자에게 손을 내밀기보다는 평균 대출금리를 재빠르게 올리는 등 ‘비 올 때 우산 뺏기 놀이’로 역대 최대급 수익을 달성했다고 한다. 실제로 부산은행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익은 3681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2.8% 증가했다. 이에 힘입어 BNK금융그룹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도 7434억 원으로 66.1%(2960억 원) 늘어났다. 역대급 실적의 배경에는 빠르게 불어난 대출과 막대한 이자 수익이 자리하고 있다.

직원을 내보내고 대출로 간신히 버티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에게 이자 부담 증가는 버틸 수 없는 고통이다. 영업금지·제한 행정조치로 손님은 없고 빚만 쌓이는데 금리마저 오르면서 “대체 어떻게 살라는 건지 모르겠다”는 울분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들의 연체와 파산이 급증하면 지역 사회 전체의 위기로 전가된다. 이런 와중에 부산은행은 “실적 개선의 성과가 주주에게 적극적으로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자랑하고 있다. 과연 지역 대표 금융기관이 할 소리인지 어안이 벙벙할 정도다. 지역 사회 구성원으로서 이런 재난 상황을 디딤돌 삼아 배를 불리는 것은 용납하기 어렵다.

금융당국과 국회는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 벼랑에 내몰린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폭리를 취한 부산은행의 탐욕과 폭주를 제어하지 못한 책임이 크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과 국회 정무위원회는 부산은행의 ‘이자 장사’를 강력하게 관리·감독해야 한다. 돈놀이로 서민의 고혈을 빠는 탐욕은 당연히 규제되어야 한다. 올해 상반기 두 차례로 예정된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 대출이자가 오르면 자영업자와 서민의 몰락은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지역 금융기관의 존재 이유는 지역경제의 혈맥을 돌게 하는 역할이다. 지역 사회의 구성원으로 상생하지 않는 지역은행은 공존하기 어렵다. 늦었지만, 부산은행의 자성과 책임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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