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3대 스펙, 업무 성과와 무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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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스펙과 업무성과는 상관관계가 없다는 국내 첫 실증 연구가 나왔다. 지난해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채용박람회. 부산일보DB

이른바 ‘취업 3대 스펙’으로 간주되는 출신학교와 학점, 토익(TOEIC) 성적은 실제 업무성과와 연관성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재단법인 교육의봄은 15일 서울 교육의봄 세미나실에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학벌·스펙과 기업 내 성과의 관계를 실증적으로 확인하는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날 열린 제1차 심포지엄에서 LG 마그나 인사팀의 반준석 책임 연구원이 연구개발(R&D) 인력을 대상으로 학벌·스펙과 재직 중 업무 성과의 상관성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의봄, 국내 첫 상관성 연구
“업무와 학벌·학점·토익 성적
5년간 유의미한 연관성 없어”

반 연구원은 2005년 제조업 A 기업에 R&D 분야로 입사한 신입사원 정규직 792명을 대상으로 5년간(2006년~2010년)의 업무 성과를 분석하고, 이를 입사 당시의 학벌·스펙과 비교했다. 이를 위해 △학력(출신학교) △대학 학점 △토익 성적이 좋을수록 업무 성과가 좋을 것이라는 3가지 가설을 세웠다.

반 연구원은 우선 출신학교와 업무 성과의 관련성을 확인하기 위해, 수능 배치표를 기준으로 3개 학교군으로 나누어 분류했다. 1군은 상위 5개 학교, 2군은 상위 6~20개 학교, 3군은 상위 21~100개 학교다. 1~3군에 속해 있는 직원들의 성과를 5년간 살펴보았지만, 집단 간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입사 후 1년부터 4년까지는 학교 1군에 속해 있는 재직자들의 성과가 미미하게 2·3군보다 높게 나왔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5년째에는 오히려 2·3군의 성과는 동일했고, 모두 1군보다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학점의 경우 입사 후 1년의 결과에서만 최상위 학점 1군이 학점 2·3군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은 성과를 보였다. 하지만 나머지 4년 동안에는 학점군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영어 시험인 토익 점수 또한 3개 군으로 나눠 업무역량을 분석해 보니 특별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 전 세운 3가지 가설은 모두 기각된 셈이다.

교육의봄 측은 “출신학교·학점·어학점수가 업무 성과와 관련이 없다는 연구 결과는 기업이 학벌·스펙 중심에서 직무역량 중심 채용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채용시장에 보내는 것”이라며 “2차 심포지엄에서는 다양한 업종을 포함한 11개 기업의 2416명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벌·스펙과 업무 역량의 상관성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황석하 기자 hsh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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