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 막판까지 초접전, ‘숨은 표’ 규모가 당락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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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15일 오전 전북 전주시에서 가진 대선 출정식에서 기호 3번을 알리고 있다. 오른쪽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5일 경북 구미시 구미역 중앙시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는 모습. 연합뉴스·국민의당 제공

20대 대선일이 22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 당락은 ‘안갯속’이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다수는 ‘양강’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오차범위 내 박빙 대결을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 한 달 전쯤에는 유력 후보의 윤곽이 드러나는 이전 대선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이 때문에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야권 후보 단일화와 함께 이른바 여론조사에는 성향을 밝히지 않는 이른바 ‘샤이(shy)’ 지지층의 규모가 마지막 남은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샤이층에 대한 언급은 최근 여야 양측에서 공통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배경은 역대 최악의 비호감 선거다. 두 후보 모두 도덕성과 능력에 대한 의문점이 적지 않은 만큼 진보-보수 모두 지지 의사를 드러내길 꺼리고 있지만 결국 투표일이 되면 성향대로 표결집이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다. 근거는 문재인 정부 국정 지지율 또는 정권교체 지지율과 두 후보 지지율의 괴리다.

이재명 지지율 30%대 중후반
대통령 국정 지지도에 못 미쳐
‘정권 심판’여론 50% 넘어도
윤석열 지지율은 큰 반등 없어
민주·국힘 ‘샤이층’에 기대감

민주당 이 후보의 지지율은 문 대통령 국정 지지율에 못 미친다. 최근 조사에서도 문 대통령 지지율은 40% 초·중반인 반면, 이 후보의 지지율은 30%대 중·후반대가 다수다. 한국갤럽의 2월 2주 차 조사(8~10일, 1001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P))에서 국정 지지율은 41%였지만, 이 후보 지지율은 36%로 나타났다. 문 대통령 지지층 중에 이 후보 비토층이 아직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후보 측이 최근 윤 후보의 ‘적폐 수사’ 발언을 맹폭하면서 ‘문재인 지키기’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전하는 것도 친문(친문재인) 지지층 결집을 위한 포석이다. 실제 윤 후보 발언 이후 조사에서 이 후보 지지율이 소폭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아직 이 후보 지지에 미온적인 여권 성향 지지층도 결국 투표장에 가서는 이 후보를 선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40% 중반까지는 득표율 상승 여력이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안방’ 격인 호남의 이 후보 지지율이 이전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도 숨은 이재명 지지표에 대한 기대를 키우는 배경이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서도 3~5%의 샤이 진보층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한다.

50%가 넘는 정권심판 여론에 크게 못 미치는 지지율을 받고 있는 윤 후보 측 역시 샤이층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한다. 넥스트리서치·매일경제 조사(7~8일, 1001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에서 정권교체를 원하는 응답자 중 65.6%만 윤 후보를 지지했고, 14.4%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12.8%는 부동층으로 나뉘었다. 특히 안 후보 지지자 중 45.0%는 후보 교체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 변수가 배제하더라도 당선 가능성이 약한 안 후보 지지층 중 투표일에는 사표 방지 심리 때문에 윤 후보로 이동하는 표가 상당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보수 성향이 강한 부산·울산·경남(PK)과 대구·경북(TK) 지역에서 정권심판 지지층과 윤 후보 지지율의 괴리 현상이 더 큰 것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갈린다. 최근 세대나 연령별 특징을 보면 지지 의사를 숨기는 경우가 별로 없다는 점에서 샤이 표심의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는 반면, ‘양강’ 후보의 대한 비호감도가 어느 때보다 높고, 부동층 비율도 이전에 비해 크다는 점에서 샤이층이 막판 변수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적지 않다. 후보 간 유불리와 관련해서도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정권교체 프레임이 선명하기 때문에 윤 후보에 대한 지지를 굳이 밝히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진보 샤이층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 반면,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난해 4·7 부산·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박형준·오세훈 후보가 여론조사 이상의 압승을 한 것으로 샤이 보수의 실체가 실증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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