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무역적자 127억 달러… 역대 월간 최대 ‘쇼크’(종합)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수출 초비상

반토막 난 반도체 수출이 ‘직격탄’
11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 행진
자동차·이차전지 최고성적 위안
상반기까지 수출 부진 지속 전망

1월 월간 무역수지 적자가 1956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사상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1일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1월 월간 무역수지 적자가 1956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사상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1일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정부가 1일 ‘1월 수출입동향’을 발표한 가운데,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새해 첫 달부터 전년 같은 달 대비 16% 이상 감소하는 등 넉 달째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가면서 무역수지가 월간 역대 최대 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출 감소와 무역적자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고 인식하고 이날 오후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3개 수출지원 기관과 12개 업종별 협회가 참석한 가운데 긴급 수출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올해 1월 수출액은 462억 7000만 달러(56조 9000억 원)여서 작년 같은 달(554억 6000만 달러)보다 16.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1월 수입액은 589억 5000만 달러(72조 6000억 원)로 작년 동월 대비 2.6% 줄었다.

이에 따라 1월 무역수지는 마이너스 126억 9000만 달러(15조 6000억 원)로 월간 역대 최대 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1956년 무역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월간 무역수지 적자액이 100억 달러를 넘은 것은 지난달이 처음이다. 월간 기준으로 종전 무역적자 최대치인 작년 8월(94억 3000만 달러) 기록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무역수지는 11개월째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우리나라 수출은 주력 제품인 반도체 업황 악화로 직격탄을 맞으며 4개월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수출이 4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코로나 확산 초기인 2020년 3∼8월 이후 처음이다. 다만, 지난해 1월 수출이 역대 1월 최고 실적을 낸 데 따른 기저효과도 일부 영향을 끼쳤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특히 우리나라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의 수출액은 지난달 60억 달러에 그쳤다.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과 수요 위축으로 1월 반도체 수출액이 작년 동월(108억 달러)보다 44.5% 급감한 것이다. 반도체 수출은 전달(-27.8%)보다 낙폭을 더욱 키우며 5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 감소액(-48억 달러)은 전체 수출 감소액의 52%에 달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반도체뿐 아니라 석유화학(-25.0%), 철강(-25.9%), 섬유(-27.6%), 디스플레이(-36.0%), 바이오헬스(-33.5%), 가전(-19.9%) 등 대다수 주요 품목의 수출액도 동반 하락하면서 전체 수출 실적을 끌어내렸다.

철강은 글로벌 수요 둔화로 미국·EU(유럽연합)·일본·중남미 등 주요 시장 수출이 모두 감소했고, 석유화학은 중국 내 자급률이 상승하는 가운데 시황 전반이 악화되며 8개월 연속 줄었다.

다만 자동차는 21.9% 증가한 49억 8000만 달러어치 수출돼 역대 1월 중 1위였다. 선박은 대형 컨테이너선과 LNG선 수출 증가로 86.3% 늘었고, 이차전지(+9.9%)도 성장세를 이어가며 동월 기준 역대 최대 수출을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반도체 수출 감소 영향을 크게 받은 중국 수출액이 31.4% 줄어 들며 8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달 수입액에서는 3대 에너지(원유·가스·석탄)가 157억 9000만 달러로 전체의 26.8%를 점했다.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긴급 수출 상황 점검회의에서 “세계 경기 둔화와 반도체 가격 하락세 지속 등의 영향으로 향후 수출 여건은 당분간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하고, “정부는 최근 무역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 올해 수출이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결집해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수출이 이른 시일에 증가세를 회복할 수 있도록 업계에서도 주도적으로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참석한 업종별 협회들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등으로 올 상반기까지는 수출 부진이 지속될 것이며, 하반기부터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수출 확대를 위해 국제 전시회·상담회 참가 지원 등 수출 거래선 발굴에 역점을 두고, 해외 인증 및 자유무역협정(FTA) 활용 지원 등을 추진할 계획임을 밝혔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