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출장비 부풀리기, 공무원 덤터기로 끝나나

최환석 기자 ch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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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경찰 수사 결과서 지방의원은 혐의 배제
공무원만 책임 묻는 결과에 공직사회 ‘무력감’
시민사회 “수혜자도 책임 통감해야” 비판 제기

지방의회 자료 사진. 최환석 기자 지방의회 자료 사진. 최환석 기자

지방의회 국외연수 출장비 유용 의혹 수사가 공무원에게만 책임을 묻는 수준에서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시민사회는 실질적인 수혜자인 지방의원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 상황에 우려를 나타냈다.

16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경남도의회·창원시의회·양산시의회·거창군의회 국외연수 출장비 유용 의혹 수사가 대부분 마무리됐다. 경찰 수사로 경남 지방의회 전·현직 공무원 16명, 여행사 관계자 10명이 국외연수 출장비 유용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밀양시의회 대상 수사만 아직 진행 중이고, 수사 의뢰 대상에 포함됐던 나머지 지방의회 사건은 종결됐다.

앞서 국민권익위원회는 전국 지방의회 국외연수 출장 실태를 점검해 항공권 조작, 여비 허위 청구 등 사례를 적발하고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실태 점검에서 적발된 대표적인 사례는 고정 경비가 아닌 항공료를 과다 청구해 남긴 비용을 다른 목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이다.

경찰 수사 끝에 검찰로 사건이 넘겨졌지만, 정작 국외연수 혜택을 받은 지방의원은 대부분 출장비 유용 혐의에서 벗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경찰 수사로 창원시의회 전·현직 공무원 등 14명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총 4회 국외연수 출장에서 항공료 약 2740만 원을 부풀려 출장비를 과다 청구한 혐의(업무상 배임)로 검찰에 넘겨졌는데, 실제로 국외연수를 다녀온 창원시의원은 혐의 대상에서 제외됐다.

최근 경남도의회 공무원 6명·여행사 대표 6명도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총 12회 국외연수 출장에서 항공권을 변조해 출장비를 부풀려 총 6600만 원을 편취한 혐의(사문서 변조·사기)로 검찰에 넘겨졌다. 이또한 해당 기간 국외 연수를 다녀온 대부분의 경남도의원에게 혐의가 적용되지 않았다. 예외로 단 한 명의 현직 경남도의원이 송치됐지만, 이는 지인이 운영하는 특정 여행사에 출장비 유용과 관련한 내용을 직접 요구한 이례적 사안으로 알려졌다.


그외 경찰 수사로 양산시의원 18명과 거창군의원 11명은 검찰로 넘겨졌지만, 출장비 유용 혐의가 아닌 국외연수 출장 때 직원 경비를 대신 부담했다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만 적용됐다.

국외연수 출장비 유용 의혹 수사가 출장 사무를 맡은 일부 공무원에게만 책임을 묻는 수준에 그치면서 공직사회에는 무력감이 확산하고 있다.

경남 한 지방의회 소속 공무원 A 씨는 “지금까지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이어져 온 위법 사안이 맞기 때문에 조직 바깥의 비판은 감내하는 분위기지만, 출장 사무를 맡은 하급 공무원에게만 책임을 묻는 상황이 아쉽다는 반응이 대다수”라고 말했다. 이어 “국외연수 제도가 유지되는 한 위태로운 상황은 언제든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시민사회는 실질적인 책임자이자 수혜자인 지방의원에게도 국외연수 출장비 유용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도한영 사무처장은 “실질적으로 국외연수에는 의원 요구가 반영되는데 실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에게만 책임을 묻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사실상 수혜자인 지방의원도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외연수를 다녀온 지방의원은 혐의를 벗고 하급 공무원만 법적 위기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전국 곳곳에서 현실화하면서 일각에서는 국외연수 제도 폐지 목소리도 나온다. 지방의원 명예직 시절 일종의 보상 개념으로 도입된 제도인데, 유급제로 바뀐 만큼 명분이 사라졌다는 것이 폐지론 근거다.


최환석 기자 ch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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