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에게만 받던 식비, 없애랬더니 이번엔 기본급 삭감

오상민 기자 sm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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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 임금 체계 변경 논란
시민단체·노동계 회견 열고 반발
새로 만든 성과급 체계도 말썽
차등 평가 도입에 노동 통제 우려

지난 13일 울산이주민센터에서 HD현대중공업 이주노동자 임금삭감 반대 결의대회가 열렸다. 울산이주민센터 제공 지난 13일 울산이주민센터에서 HD현대중공업 이주노동자 임금삭감 반대 결의대회가 열렸다. 울산이주민센터 제공

HD현대중공업이 직접고용한 이주노동자들에게 부당한 임금 체계를 강요하면서 시민사회와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다. 내국인 노동자에게는 무상으로 제공되는 점심 식사를 이들에게만 관성적으로 식대 명목으로 임금에서 제하더니, 그것이 문제로 번지자 이번엔 식사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대신 기본급 삭감 등으로 임금을 낮추는 꼼수를 부렸다.

울산이주민센터와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등은 18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HD현대중공업이 내국인 노동자에게는 적용하지 않는 ‘식대 공제’ 등을 통해 직접고용 이주노동자들의 임금 하락을 유도해왔다고 주장했다. 식대(21만 원)와 기숙사비 등 전체 공제액은 월 57만 1000원 수준이다.

또한 식대 공제에 대한 문제 제기가 커지자 이번에는 기본급을 낮추는 방향으로 임금 체계를 개편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사측은 최근 식대 공제를 폐지하는 대신 새로운 임금체계를 담은 근로계약서를 직접고용 이주노동자 630여 명에게 제시했다. 당초 기본급을 23만 8400원 삭감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반발이 이어지자 일부 수정안을 내놨다. 노조가 밝힌 수정안에 따르면 기본급은 기존 204만 1200원에서 187만 2800원으로 16만 8400원 줄어든다.

사측은 식대 공제를 폐지한 만큼 실제 임금은 늘어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식대의 경우 당연히 공제되지 않았어야 할 것을 지금껏 공제해오다 정상으로 되돌린 것일 뿐이어서 이러한 회사의 해명은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특히 기본급 감소에 따른 통상임금 하락으로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이 줄어들어 결과적으로 임금이 삭감된다고 주장했다.

경영성과급 지급 과정에서의 차별 문제도 제기됐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월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평균 1721만 원의 성과금을 지급했지만 직접고용 노동자들은 성과금을 받지 못했다.

이에 사측은 최근 이들에 대해 새롭게 성과급 제도를 신설했지만 이 또한 차등적 성격이 강해 문제가 크다는 지적이다. 사측이 인사평가에 따라 매월 노동자의 성과를 정해 차별적으로 성과급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이 때문에 생산직 현장에 사실상 주관적 평가가 개입되는 성과연봉제를 들이밀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업무 협조’, ‘작업수행의 양’ 등 관리자 입맛에 좌우될 수 있는 지표가 임금과 재계약의 잣대로 작용해 노동 통제 수단으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사측이 ‘개인 동의’를 전제로 한 제도라고 설명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노동계는 자유로운 선택이 어렵다고 맞서고 있다. 재계약 여부가 체류 자격과 직결되는 이들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할 때 회사의 계약 변경 요구를 거부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윤종오(울산 북구) 국회의원도 전날 성명을 내고 “식사 제공을 빌미로 기본급을 깎는 꼼수를 중단하고 직접고용 이주노동자들에게도 성과금을 차별 없이 지급해야 한다”며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했다.

반면 HD현대중공업은 외국인 근로자의 장기근속과 안정적인 지역 정착을 지원하기 위한 보상체계 개편이라고 해명했다. HD현대중공업 측은 “일부 기본급 조정이 있더라도 식대 공제 폐지와 추가 보상 요소 반영을 통해 전체 실수령액은 증가하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이어 “신규 보상체계는 개인 동의를 한 경우에만 적용되며 동의하지 않은 근로자는 기존 임금체계를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오상민 기자 sm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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