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 A 수협 ‘200억 규모 대출 보증 이관’ 논란…검찰 송치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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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20여 명 진정…해경 수사
업무상 배임 등 혐의 검찰 송치
“정상적 절차…사법기관 판단”

사천 A 수협 전경. 김현우 기자 사천 A 수협 전경. 김현우 기자

경남 사천시의 한 수협 내 대출 채권 부정 이관과 꼼수 조합원 가입 등 내부 비리 의혹을 수사해 온 해경이 전·현직 임직원들을 검찰에 송치했다. 사천해양경찰서는 사천 A수협 전·현직 관계자 7명을 업무상 배임 및 공전자기록 부실기재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사건을 넘겨받은 창원지방검찰청 진주지청은 현재 관련 내용을 검토 중이다.

이번 수사는 지난해 6월 A수협 조합원 20여 명이 현 조합장과 전 상임이사 등 전·현직 간부들을 상대로 남해지방해양경찰청에 진정서를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해경은 1년여 간의 수사 끝에 이들의 혐의점이 인정된다고 판단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진정인 등에 따르면 A수협은 2022년 5월부터 9월까지 인근 B수협으로 총 15건, 200억 원 규모의 선박담보대출을 넘겼다. 당시 A수협 전체 선박담보대출이 약 1200억 원 규모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15%가 넘는 물량이 불과 4개월 만에 빠져나간 것이다. 연간 위판액이 20억 원 안팎에 불과해 대출 이자 수익에 의존하는 A수협 구조상 사업 기반이 흔들릴 수 있는 규모다.

여기에 해당 대출은 수협 자체 담보 대출과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농신보) 보증 채권이 섞여 있었다. 통상적으로 한 법인(수협)의 대출을 다른 법인으로 넘길 때는 기존 대출을 상환하고 새로 일으키는 ‘대환대출’ 절차를 거친다. 또한 보증 채권의 경우 법인이 다르면 대출의 권리와 의무를 엄격히 매매·이전하는 ‘양도·양수’ 절차를 거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A수협은 B수협으로 대출을 넘기면서 농신보 보증 채권에 대해 ‘양도·양수’가 아닌 단순 ‘이관’ 방식을 취했다. 별개의 독립 법인 간 거래임에도, 마치 한 법인 내부의 ‘지점 간 이동’에 쓰는 절차를 적용한 셈이다.

농신보 보증 채권은 농어업인 대상 자격과 한도 심사가 매우 엄격하다. 정식 양도·양수 절차를 거칠 경우 보증 승인이 거절되거나 자격이 실효돼 타 수협으로의 대출 이전이 막힐 가능성이 크다. 진정인들은 A수협이 정식 양도·양수 절차를 적용해 대출 유출을 충분히 막을 수 있었음에도 ‘이관’을 선택했고, 결국 조합의 핵심 이자 수익원에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진정인은 “A수협과 B수협은 별개 사업체이므로 규정을 들어 대출 이전을 막아야 했다”며 “채권 양도·양수 절차를 무시하고 그대로 이관해 조합에 막대한 손해를 입힌 만큼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 상부의 지시가 있었는지 조사를 요청했다”고 지적했다.

조합원 자격 취득 과정에서의 불법성도 수사 대상에 올랐다. 수협 조합원이 되려면 어선 소유권이나 위판 실적 등 어업인 자격을 증명해야 하는데, 한 어선 소유권을 여러 명이 이전하는 방식으로 조합원 수가 부풀려졌다는 것이다.

A수협 측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대출 이관은 농신보의 자문을 거쳐 진행된 정상적인 절차였으며, 조합원 가입 역시 규정상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A수협 관계자는 “농신보에 자문을 얻은 결과 조합이 다르더라도 같은 권역이라면 채권을 넘길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채무자들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정상적 이전으로, 대출 원리금을 감면해 주거나 조합에 재산상 손해를 입힌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절차상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 개선해야겠지만 고의로 부당이득을 취하거나 손해를 끼치려 한 것은 아니다. 사법기관의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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