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사법원 개원 앞두고 수도권 로펌 부산 공략 본격화
법무법인 지평, 부산서 세미나
지난달엔 부울경센터도 개설
지역 법조계 긴장 속 기대 교차
2028년 부산해사법원 개원으로 관련 법률 시장의 확대가 예상된다. 부산해사법원 임시청사가 들어설 동구 옛 부산진역사 전경. 김경현 기자 view@
국내 8위 규모 수도권 대형 로펌이 부산에서 이례적으로 해사 관련 세미나를 여는 등 본격적인 부울경 법률시장 공략에 나섰다. 2028년 부산해사국제상사법원(해사법원) 개원을 앞두고 해상·국제상사 분쟁과 기업 자문 시장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부산 법조계도 촉각을 곤두세운다.
법무법인(유) 지평은 3일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부산경영자총협회, 인제대학교 RISE사업단과 공동으로 ‘해양수도 부산, 전략산업의 심장 부울경의 미래와 법적 과제’ 세미나를 개최한다. 수도권 로펌이 부산에서 해양수도와 해사법원을 전면에 내세운 세미나를 여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김석동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북극항로 시대의 전망과 부울경 발전 전략’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맡는다. 이어 김문희 변호사가 ‘해양수도 부산의 미래와 법적 과제’를, 박효민 변호사가 ‘부울경 전략산업의 제재·수출통제 리스크와 컴플라이언스 과제’를 각각 발제한다. 기존에 부산 분사무소를 운영했던 지평은 지난달 25일 부울경센터를 출범시켰다. 서울 본사의 전문 인력과 부산 현장을 연계하는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법조계는 이번 지평의 세미나와 부울경센터 출범에 대해 해운·조선·물류 산업을 기반으로 한 부울경 법률시장을 겨냥한 행보로 해석한다. 실제 지평 관계자는 “해사법원 개원은 부산이 해사분쟁 해결의 중심지로 도약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부울경센터 출범으로 선박금융·해사분쟁 등 전문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며 해사법원 개원에 따른 법률 수요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2028년 부산해사법원 개원으로 지평과 같은 수도권 대형 로펌의 지역 지출이 활발해 질 것으로 예상한다. 부산해사법원이 문을 열면 해상사고, 선박금융, 해상보험, 용선계약, 국제상사 분쟁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사건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송무뿐 아니라 자문과 중재, 보험, 회계 등 연쇄 수요도 함께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송무와 비송무를 아우르는 종합 전략이 필요한 데다 영문 계약·국제중재·외국 선주·화주 대응 등 국제적 감각이 강한 업무가 다수여서, 관련 시장을 노린 수도권 대형 로펌의 진입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 법조계에서는 긴장과 기대가 교차한다. 일부에서는 수도권 대형 로펌이 해사법원 개원 전부터 지역 네트워크를 선점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한다. 해사법원을 통해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만큼 지역로펌도 해사사건 실무, 국제거래, 중재 대응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변호사는 “부산해사법원이 생기면 외국에서 처리되던 해사 사건들이 국내에서 다뤄지게 돼 송무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며 “해사 관련 송무는 크게 서울과 부산으로 이분화돼 있는데, 서울 대형 로펌이 더 기민하게 움직이는 만큼 지역 법조계는 방심하면 시장을 빼앗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건강한 경쟁이 지역 법률 시장 전체의 수준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 시각도 있다. 또 다른 변호사는 “동남아 국가들의 무역 분쟁까지 유치할 수 있으려면 지역 로펌과 수도권 로펌의 역량이 함께 커져야 한다”며 “서울 법인의 부산 진출이 아니라 부산 법률 시장 전체를 키우는 방향으로 연결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