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후기는 좋은데 가 보니 별로'… 식당·병원 검색순위 돈으로 조작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부산경찰청, 대행사 등 24명 검거
도용 계정 활용 2만 8000건 후기
최대 1000만 원까지 광고비 지불
범죄수익 17억 8500만 원 추징

20일 오전 부산경찰청 브리핑룸에서 병원, 음식점 등 이용후기 조작, 허위정보 제공 등 불법 바이럴 마케팅 조직 검거에 대한 수사 브리핑이 진행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20일 오전 부산경찰청 브리핑룸에서 병원, 음식점 등 이용후기 조작, 허위정보 제공 등 불법 바이럴 마케팅 조직 검거에 대한 수사 브리핑이 진행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적발한 거짓 후기들. 부산경찰청 제공 적발한 거짓 후기들. 부산경찰청 제공

병원과 식당을 실제로 이용한 것처럼 꾸민 거짓 후기 2만 8000건 이상을 인터넷 플랫폼에서 작성해 시장을 교란한 광고주와 광고 대행사가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들은 광고주·대행사·개발사·실행사로 역할을 나눈 뒤 도용 계정과 보안망 우회 프로그램, 다른 손님이 남긴 영수증과 사진을 이용해 실제 이용자인 것처럼 후기를 조작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인터넷 플랫폼에서 노출되는 병원이나 식당 등의 검색순위를 조작하기 위해 거짓 후기를 작성한 혐의(정보통신망법 위반 등)로 광고업체 운영자 A 씨를 구속 송치하는 등 24명을 검거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은 아울러 이 업체의 명의상 대표 B 씨의 범죄수익금 17억 8500만 원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했다. 경찰은 또 현재 검거된 광고주 4명 외에도 이들과 거래가 확인된 업체 700여 곳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20년 10월 30일부터 올해 1월 20일까지 모두 2만 8886차례에 걸쳐 거짓 후기를 작성했다. 이번 불법 바이럴 마케팅 범죄 조직은 광고주와 대행사, 개발사, 실행사의 네 단계로 구성된 체계적 분업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병원과 음식점 등을 운영하는 광고주가 대행사에 비용과 자료를 제공하면, 실행사는 개발사가 만든 보안 우회 프로그램과 도용 계정을 이용해 실제 방문한 것처럼 후기를 남기는 수법이다.

광고주의 경우 업체 규모나 업종에 따라 월 평균 20만~30만 원에서 많게는 1000만 원까지 광고비를 지불했다. 이들은 특히 다른 손님들이 두고 간 결제 영수증과 업체 사진 등을 전달해 긍정적인 후기를 작성해 달라고 의뢰했다. 대행사는 광고주를 모집하는 등 범행을 기획했으며 광고주에게 받은 금액 중 일부를 실행사에 지급했다. 영수증 리뷰의 경우 건당 3000원, 예약자 리뷰에는 4500원을 지급하고 차익을 남겼다.

개발사는 포털의 보안망을 우회하는 IP 변작 프로그램과 도용된 계정의 로그인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아이디 체크기’ 매크로 프로그램을 개발해 실행사에 공급했다. 텔레그램에서 도용된 계정을 대량으로 구입한 실행사는 개발사가 전달한 매크로 프로그램과 전달받은 영수증과 사진을 활용, 실제 방문한 것처럼 허위 후기를 작성했다. 이들은 지인이나 아르바이트생으로 구성된 리뷰어들에게 건당 700~800원의 수당을 지급했다.

경찰은 이 같은 허위 바이럴 마케팅을 통해 광고주들이 어느 정도 매출 증대 효과를 거둔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이 압수한 대행사와 광고주 간의 대화 내용을 분석한 결과 “순위가 상승했고 노출이 많이 돼 매출로 연결됐다”는 내용의 대화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에 경찰은 국세청과 협업해 해당 업체들의 매출 현황을 분석 중이다.

경찰은 또 해당 포털 사이트에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2만 8000여 개의 도용 계정 정보를 통보했고, 이 플랫폼은 이들 계정에 대한 보호 조치를 완료했다. 이와 함께 조작된 것으로 확인된 후기에 대해서는 블라인드 처리를 진행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부산경찰청 이경민 사이버수사대장은 “최근 온라인 쇼핑몰, 숙박 플랫폼 등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후기 조작 행위는 정직하게 운영하는 대다수 자영업자의 기회를 박탈하고 소비자들을 속이는 중대한 범죄다”며 “이용후기 조작업체와 의뢰 광고주 사이의 연결고리를 철저히 수사하고 있다. 불법수익에 대해서는 기소전 몰수·추징 보전 등을 통해 끝까지 환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