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굽은 아파트’ 방어진국민아파트, 철거·정비 본궤도
2023년 안전진단서 최하위 E등급
재난기금 투입해 50가구 전원 이주
국비 등 132억 들여 주민시설 조성
건물이 휘어져 정밀안전진단 E등급을 받은 방어진국민아파트가 주민 이주를 마무리하고 주민 커뮤니티 시설이 조성된다. 오상민 기자
건물이 휘어져 ‘등 굽은 아파트’로 불렸던 울산 동구 방어진국민아파트가 철거를 위한 보상 절차에 들어갔다. 50가구 규모의 주민 전원이 이주를 마치면서 주민 커뮤니티시설과 공영주차장 등을 갖춘 공간 조성이 탄력을 받게 됐다.
울산 동구는 최근 주민들의 이주가 완료됨에 따라 지난 5일 ‘방어동 노후주거지 정비지원사업(방어진마루 조성)’ 보상계획을 공고하고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선다고 9일 밝혔다. 오는 19일까지 이의신청을 받은 뒤 주민들이 추천한 감정평가사를 포함한 감정평가단을 구성해 현장 평가를 진행하고, 올해 11월까지 보상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르면 내년부터 철거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방어진국민아파트는 1984년 3월 준공된 지상 5층, 50가구 규모의 공동주택이다. 지난 2023년 정밀안전진단에서 최하위인 E등급을 받았다. 당시 남향을 기준으로 건물이 276㎜가량 기울어진 것으로 확인됐고, 건물 중앙부가 눈에 띄게 휘어 주민들 사이에서는 등 굽은 아파트로 불렸다.
동구는 주민들의 이주를 지원하고 아파트를 철거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이주 작업은 더디게 진행됐다. 특히 고령 주민이나 저소득 가구는 갑작스럽게 거처를 옮기는 데 따른 주거비 부담이 컸다. 안전 문제로 사실상 거주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새로운 임대주택을 구하고 보증금을 마련하는 일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구는 이주가 장기화하자 안전 관리와 이주 지원을 병행했다. 2023년 11월에는 아파트에 IoT 기반 자동계측기 4대를 설치해 건물 기울기와 가속도, 지반 침하 정도 등을 24시간 모니터링했다. 이상 징후가 발생할 경우 주민들에게 알릴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재난관리기금 5억6000만원을 투입하는 등 지자체 차원의 지원에 나섰다. 최근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일부 가구가 거처를 옮기면서 50가구 전원이 아파트를 떠났다. E등급 판정 이후 약 3년 만에 철거를 위한 사전 절차가 본격화됐다.
주민 커뮤니티 시설 ‘방어진 마루’ 조감도. 동구청 제공
철거 이후 방어진국민아파트 부지 980㎡에는 주민 커뮤니티시설인 ‘방어진마루’와 마을 쉼터, 공영주차장 등이 조성된다. 이번 사업은 아파트 한 동만 철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방어동 일대 노후주거지를 정비하는 도시재생사업으로 추진된다. 동구는 노후주택과 빈집을 정비하고 주민 공동체 공간과 주차장 등 생활 기반시설을 확충해 주거환경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사업에는 총 132억원이 투입되며, 동구는 오는 2029년까지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방어진국민아파트가 있던 자리는 붕괴 위험에 노출됐던 노후 공동주택에서 주민들이 함께 이용하는 생활공간으로 바뀌게 된다.
동구 관계자는 “감정평가를 거쳐 올해 안에 보상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붕괴 위험을 안고 있던 공간이 주민들을 위한 활력 넘치는 보금자리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민 기자 sm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