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 전액 손실”…금감원, 고위험펀드 심사 강화

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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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부동산펀드 등 10종 대상
30일부터 핵심위험 표기 의무화
과거 대규모 손실내역도 공시

해외 부동산펀드 등 고위험 상품에 투자했다가 원금을 통째로 날리는 사례가 잇따르자 금융당국이 자산운용업계에 투자자 보호를 대폭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금융감독원은 9일 부동산펀드 운용사와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고위험 펀드에 대한 증권신고서 기재 강화 조치를 설명하고 소비자 신뢰 제고 방안을 논의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도입한 ‘펀드 핵심위험 표준안’을 토대로 오는 30일부터 해외 부동산펀드와 해외 리츠, 레버리지·인버스 등 고위험 펀드 10종에 대한 증권신고서 개선안을 시행한다.

개선안이 시행되면 간이투자설명서 첫 페이지에 원본손실 위험과 특수위험 등 핵심 투자위험 4개 항목이 담기고, 손실률이 20%를 넘은 과거 사례의 펀드명과 손실 규모, 발생일 등도 함께 공시된다.

후순위 지분투자 구조의 부동산펀드는 임대수익과 무관하게 선순위 대출채권자가 담보권을 행사하면 투자금이 일부 또는 전액 사라질 수 있다는 점도 명기해야 한다.

앞서 지난 4월에는 해외 현지실사 결과를 운용사가 자체 심사하고 내부통제 부서가 평가 의견을 남기도록 하는 조치도 시행됐다. 대표이사와 준법감시인이 실사 내용을 확인하고 서명하도록 해 책임소재도 분명히 했다.

이날 금감원 서재완 부원장보는 “일부 해외 부동산 펀드·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상품에서 기초자산 부실화와 후순위 지분투자 구조로 인해 투자금이 전액 손실됐다”며 운용사들의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촉구했다.

이어 서 부원장보는 “최근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와 금리 불확실성 등 시장환경 악화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며 “고위험 공모 펀드는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투자자 관점에서 위험 요인을 미리 파악하는 ‘투자자 우선 원칙’이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감원이 이 같은 조치를 마련한 배경에는 지난해 불거진 해외 부동산펀드 전액손실 사태가 있다.

한 예로 이지스자산운용이 운용해온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 229호’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트리아논 빌딩에 투자했다가 건물 가치가 대출금보다 낮아지면서 기준가격이 사실상 0원까지 떨어져 투자자들이 원금을 전부 잃었다.

금감원은 올해 1월 자산운용감독국에 특별심사팀을 신설해 고위험 펀드 집중심사에 나섰으며, 앞으로도 상품 구조가 핵심위험 표준안을 제대로 반영했는지 면밀히 들여다볼 계획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운용업계 관계자들도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놓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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