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아프리카 첫 ‘4강’… 20년 만에 깬 ‘유럽·남미 잔치’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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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팀 포르투갈 상대 8강전
누사이리 결승 골로 1-0 승
2002 한일 월드컵 한국 이후
20년 만에 비유럽·남미 팀 4강
철벽 수비 바탕 빠른 역습
5경기 동안 자책골로만 1실점
벨기에·스페인 등 강호 격파

11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전 모로코와 포르투갈의 경기에서 모로코의 공격수 유시프 누사이리(가운데)가 전반 42분 헤더 골을 넣고 포효하고 있다. 모로코는 강호 포르투갈을 1-0으로 꺾고 아프리카 국가 최초로 월드컵 4강에 진출했다. AP연합뉴스연합뉴스 11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전 모로코와 포르투갈의 경기에서 모로코의 공격수 유시프 누사이리(가운데)가 전반 42분 헤더 골을 넣고 포효하고 있다. 모로코는 강호 포르투갈을 1-0으로 꺾고 아프리카 국가 최초로 월드컵 4강에 진출했다. AP연합뉴스연합뉴스

모로코가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4강 신화’의 주인공이 됐다. 모로코는 북아프리카·중동 지역에서 최초로 월드컵 4강에 오른 팀이 됐다. 모로코는 잉글랜드를 꺾고 4강에 오른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와 결승 진출을 놓고 또 한 번의 도전을 펼친다.

모로코는 11일(한국시간) 0시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전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모로코는 전반 42분 최전방 공격수 유시프 누사이리(세비야FC)의 결승 골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이끄는 포르투갈을 격침했다.


모로코는 1970년 멕시코 대회에 처음 출전한 이후 통산 6번째 월드컵에서 4강에 올랐다. 더불어 아프리카 팀이 4강에 진출한 것도 월드컵 역사상 처음이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 전까지 8강 무대를 밟은 아프리카 국가는 1990년 카메룬, 2022년 세네갈, 2010년 가나뿐이다. 유럽과 남아메리카 대륙이 아닌 다른 대륙 국가가 4강에 오른 것 역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 이후 20년 만이다.

모로코는 조별리그 F조(크로아티아, 벨기에, 캐나다)에서 2승 1무(승점 7)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16강에서는 승부차기 끝에 스페인을 꺾고 8강 무대에 올랐다.

모로코는 이날 경기에서 포르투갈에 밀리지 않는 전력을 보였다. 포르투갈은 전반 볼 점유율에서 62%로 모로코(27%)를 압도했지만, 모로코의 촘촘한 수비벽을 뚫는 데 힘든 모습이었다. 오히려 모로코는 튼튼한 수비를 바탕으로 상대를 옥죈 뒤 역습 때마다 빠른 속도로 포르투갈 진영으로 달려가 공격했다. 전반 슈팅 개수에서도 모로코는 7개(유효슈팅 2개)를 기록해 포르투갈(5개·유효슈팅 1개)을 압도했다.

포르투갈 골문을 계속 두들기던 모로코는 전반 42분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아흐야 아띠야툴라(위다드)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누사이리가 번쩍 뛰어올라 헤더 골을 완성했다. 누사이리는 모로코 선수로는 월드컵 통산 최다인 3골을 기록했다.

포르투갈은 후반에도 모로코의 골문을 두들겼지만 야신 부누(세비야FC)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득점하지 못했다. 부누는 주앙 펠릭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브루노 페르난데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포르투갈 공격진의 슈팅을 모두 막아내며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포르투갈은 뚫리지 않는 모로코 수비를 깨보고자 호날두를 후반 9분 교체 투입했다. 호날두는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 무대가 될 수 있는 경기에서 조국을 살리기 위해 열심히 뛰었지만, 모로코의 골문은 주심의 종료 휘슬이 불릴 때까지 열리지 않았다.

모로코 4강 진출의 든든한 버팀목은 ‘철벽 수비’다. 모로코는 조별 예선 3경기와 16강전, 8강전까지 총 5경기를 치르면서 단 1골 만을 내줬다. 1골 역시 캐나다전에서 나온 자책골이다. 아쉬샤프 하키미(파리 생제르맹)와 로맹 사이스(베식타스)가 주축인 모로코 수비진은 상대 팀의 거친 공격을 모두 받아내며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모로코 대표팀 왈리드 레그라기 감독은 4강 진출을 확정 지은 뒤 모로코를 ‘기적의 팀’이라 표현하는 것에 대해 고개를 저었다. 레그라기 감독은 “유럽의 많은 사람들은 기적이라고 말하겠지만, 우리가 이룬 것은 기적이 아니다”며 “우리는 타협하지 않고 벨기에, 스페인, 포르투갈을 격파하면서 모로코와 아프리카 국민들, 주변 수많은 사람들을 자랑스럽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모로코는 오는 15일 오전 4시 카타르 알호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프랑스와 4강전을 치른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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