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영남 다선’ 지역인데, 부산진갑·을 분위기 다른 이유는
국힘 최다선 서병수 버티는 갑 지역은 이수원, 원영섭 등 이어 정연욱도 가세
윤 대통령 측근 박성훈도 이동 가능성, 쟁쟁한 갖춘 후보들 각축장
반면 3선 중진 이헌승의 진을은 내부 경쟁 차분해 배경 두고 설왕설래
국민의힘이 4월 총선 공천 작업에 본격 착수한 상황에서 같은 기초지자체 내 이웃한 ‘부산진 갑·을’ 지역의 내부 경쟁이 상반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부산진갑의 경우, 당내 최다선(5선)인 서병수 의원이 버티고 있는 데다, 20대 때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전 의원의 지역구로 야당세가 만만치 않은 원도심 내 험지로 꼽히지만 당내 도전자들이 잇따르고 있다.
직전 당협위원장을 지낸 이수원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과 원영섭 당 미디어 법률단장이 21대 총선에 이어 서 의원과의 설욕전에 나섰고, 오승철 부산복지21총봉사회후원회 회장, 박석동 전 부산시의원도 가세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정연욱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이 이 지역 공천 경쟁에 뛰어들었다. 부산동고 출신의 정 전 논설위원은 오랜 정치부 기자 생활을 하며 당과 대통령실 내 인맥이 두터운 것으로 전해졌다. 해운대갑 출마를 고려 중인 박성훈 전 해양수산부 차관의 이 지역 이동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인 박 전 차관이나 중앙과 지역에서 두루 활동한 이 전 비서실장, 당의 궂은 일을 맡아온 원 단장 등은 여타 신인들에 비해 경쟁력이 만만치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부산진을의 경우, 민주당이 한 번도 차지하지 못한 보수 강세 지역인 데다, 15대 김정수 전 의원 이후 3연속으로 초선만 배출할 정도로 내부 경쟁이 치열했던 곳이다. 현역인 3선의 이헌승 의원 역시 당내 물갈이 타깃으로 거론되는 영남 중진인 데다, 당의 주도권을 쥔 친윤(친윤석열) 핵심과는 거리가 있는 중도 성향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이 지역 경쟁은 부산진갑과는 기류가 사뭇 다르다. 황규필 전 국회부의장 정무비서관과 김석조 전 부산시의회 의장의 아들인 김유진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도전장을 던졌고, 얼마 전에는 이종혁 전 의원도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지만 부산진갑에 비해 경쟁 열기는 좀체 달아오르지 않는 분위기다. 영남 중진 지역에는 어김 없이 나타나는 중앙발 ‘낙하산’ 인사도 거론되는 바가 없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 의원이 조용히(?) 4선 고지에 오르는 것 아니냐”며 그 배경을 두고 여러 추측을 내놓는 분위기다. 부산 여권 관계자는 “예비후보들이 몰리는 지역은 현역 교체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일텐데, 부산진을은 어떤 이유에서든 이 의원의 교체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기 때문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