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경제 '트럼프 리스크' 경고등…흑자 부메랑에 인플레 파고까지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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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대미 무역흑자 역대상반기 최대…'트럼프 변수' 대응 필요성↑
10% 기본관세, '수출 코리아' 엔진에 타격…공급망 동맹도 위축
'감세·관세·反이민' 트럼플레이션, 통화정책에 변수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첫날인 15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파이서브포럼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습이 화면에 비치자 청중들이 열광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첫날인 15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파이서브포럼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습이 화면에 비치자 청중들이 열광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미 수출 전선에 먹구름이 끼는 등 한국 경제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후보가 재선에 성공하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관세 인상, 공급망 수술 등으로 주요국 경제에 충격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은 작년부터 중국을 제치고 한국의 ‘최대 무역수지 흑자국’이라는 점에서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무역역조를 개선하려는 미국의 통상 압박이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미(對美) 무역수지 흑자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55.1% 증가한 287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대미 무역수지는 연간 500억 달러대에 달해 역대 최대였던 작년의 444억 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작년부터 중국을 제치고 한국의 '최대 무역수지 흑자국'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상반기 대미 수출을 업종별로 보면 자동차가 작년 동기보다 28.9% 증가한 190억 달러로 수출액이 가장 많았고, 반도체(45억 달러), 자동차부품(41억 달러), 석유제품(27억 달러), 컴퓨터(18억 달러), 배터리(16억 달러), 기타 기계류(15억 달러), 원동기 및 펌프(12억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같은 대미 수출 호황 및 대미 흑자 확대는 자동차 등 한국 주력 수출품의 경쟁력 제고와 함께 미·중 전략경쟁에 따른 공급망 재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자국 중심 통상정책 등 환경 변화가 복합적으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자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기재부 제공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자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기재부 제공

우선, 트럼프 집권 시 직접적인 리스크는 보호무역주의 기조 하의 고율 관세다.

트럼프 후보는 중국산에 60~100% 관세를 부과하고, 평균 3%대인 관세율을 10%까지 끌어올리는 '보편적 기본관세'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은 대미(對美) 무역흑자가 역대급으로 불어나는 상황이어서, 트펌프가 재집권하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개정 압박을 가할 수 있다.

대미 무역흑자를 주도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전기차·배터리 업종들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조준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반도체법(칩스법), IRA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이차전지·반도체 등이 직접적인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수출 엔진'을 기반으로 내수부문 온기 확산에 주력하고 있는 한국 경제로서는 성장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

강구상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북미유럽팀장은 "콕 집어서 '한국을 때리겠다'보다는 대미 흑자를 많이 보는 국가들에 대해 일괄적으로 관세를 높일 수 있다"며 "최근의 대미 흑자 추이를 봤을 때 분명히 한 번 짚고 넘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로벌 공급망 정책도 수술대에 오를 전망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그동안 대중국 '디리스킹' 기조하에 동맹국 중심 공급망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에 초점을 맞췄다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철저하게 자국 내 공급망인 '온쇼어링'(on-shoring)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가 인도·태평양 지역 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중심의 공급망 재편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근거였던 미국의 경제안보 정책 자체가 바뀔 수 있는 셈이다.

트럼프 정책이 초래할 물가 상승, 즉 '트럼플레이션'(트럼프+인플레이션)은 정책당국의 거시경제 운영에 부담을 가할 수 있는 또 다른 변수로 꼽힌다.

트럼프 집권 시 감세 정책으로 미 재정적자가 확대되고, 고율 관세에 따른 수입물가 인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이민 정책도 저임금 노동력 공급을 줄여 임금을 밀어 올릴 수 있다.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꼽히는 금 가격이 최근 급등세를 보이는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미 연준이 연내 금리인하에 시동을 걸더라도 '트럼플레이션'이 현실화한다면 추가적인 금리인하 스텝에는 조정이 불가피해진다. 이는 세계 각국의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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